‘텐트 밖은 유럽-노르웨이', 오로라보다 단체 취침이 궁금해

머니투데이 최영균(칼럼니스트) ize 기자 | 2023.05.22 08:30
사진제공=tvN


tvN 해외 여행 예능 프로그램 ‘텐트 밖은 유럽’ 노르웨이 편이 시작됐다.


‘텐트 밖은 유럽’은 지난해 유해진 진선규 박지환 윤균상의 스위스-이탈리아 편이 첫선을 보인 후 좋은 반응을 얻자 지난달 스페인 편을 조진웅 최원영 박명훈 권율 멤버로 공개하는 등 해외여행 시리즈물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그리고 스페인 편이 끝나기 무섭게 곧바로 노르웨이 편이 스위스-이탈리아 멤버로 11일 방송을 시작해 유럽 캠핑 여행의 감흥을 이어가고 있다. ‘텐트 밖은 유럽’은 캠핑으로 여행할 때 더 감동적인 유럽의 여러 절경들을 만나는 재미가 크다.


여기에 흔히 공개되지 않았던 배우들의 자연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자극적인 재미는 없지만 멤버들간의 인간적인 케미에서 나오는 훈훈한 웃음거리와, 절경이 전하는 힐링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노르웨이 편은 첫 방송 시청률이 5.4%(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 예능 시청률이 5%를 넘으면 일단 인기작으로 분류할 수 있는 데다 이후 상승할 여지가 많아 최고 시청률이 얼마나 기록될지도 관심사다.


사진제공=tvN


노르웨이 편이 예고부터 가장 내세웠던 것은 오로라다. 북유럽이나 캐나다 등 극지방에 가까운 일부 국가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 현상이라 이를 다룬 여행 예능은 많지 않았기에 제작진은 가장 중요한 차별화 소재로 내세우고 있는 듯하다.


늘상 있는 현상이 아닌 오로라를 멤버들이 이번 여행 동안 영접(?)할 수 있을지에 대한 떡밥이 예고만이 아니라 방송 시작 후에도 여러 차례 던져지고 있다. 그런데 노르웨이 편은 오로라 말고도 강력한 흥미 유발 무기를 장착하고 있다. 바로 단체 취침이다.


노르웨이 편은 해외여행 예능으로는 드물게 단체 취침을 시도한다. 한파의 노르웨이에서 야외 캠핑으로 잠자리를 해결해야 하다 보니 대형 텐트를 활용해 보온 등에 유리한 취침 방식을 택한 것이다. 앞선 ‘텐트 밖은 유럽’ 시리즈는 물론 다른 해외여행 예능은 개별 공간 또는 많아야 2인실을 취침 공간으로 주로 설정한다.


단체 취침은 그 경험이 꽤 있을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되살리는 기제가 된다. 갈수록 개인화, 파편화가 심해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집 밖 활동에서도 상대적으로 개인 공간을 많이 제공받는 젊은층에게는 색다르고 흥미로운 볼거리도 될 수 있다.



사진제공=tvN


갈수록 단체 취침이 드물어지는 것은 구성원 각자의 취향과 주장이 뚜렷해지는 흐름 속에서 서로 다른 여럿이 모이면 아무래도 마찰과 불편함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체 취침이 즐거운 시간, 좋은 기억으로 남으려면 구성원들이 타인의 생각과 행동의 다른 점을 거스르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노르웨이 편의 멤버들은 단체 취침이 가장 바람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특화돼있다. ‘텐트 밖은 유럽’ 시즌1에서 확인했듯 대부분 악역 출신인 이 노르웨이 편 멤버들은 실제로는 외모와 달리 더할 나위 없는 순둥이들이다.


거기다 여행에 도움이 되는 박학한 지식을 갖춘 맏형 유해진을 리더로 형-동생 관계가 정확한 이 멤버들간의 서열도 단체 취침이 불편함을 느끼게 하기보다는 서로 간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내는 따뜻한 시간이 되게 만들 듯하다.


실제로 노르웨이 편 멤버들은 입담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패턴도 형으로부터 아래로 내려가는 순리적 흐름을 갖고 있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형을 동생이 들이받으며 재미를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유해진이 우스갯소리를 던지면 진선규 등 동생들이 그것을 받아 살려 나가는 방식으로 재미를 만든다.


사진제공=tvN


단체 생활 중 공동 취침은 교류의 가장 속 깊은 단계에 도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식사나 작업 등 기타 활동을 함께 하는 것과 또 차원이 다르다. 단체 취침이 없는 다른 여행 예능과 비교해, 함께 자는 상황 자체에서 색다른 볼거리가 유발될 수 있고, 공동 취침으로 더 밀접해진 분위기가 여행 전체에 영향을 끼쳐 추가적인 재미를 전할 수도 있다.


18일 방송 첫 단체 취침에서는 방귀 에피소드로 흥미진진했다. 안에서 방귀를 해결한 멤버의 침낭이 다음 캠핑지에서 자신에게 배당되지 않도록 구분할 표시를 명확히 하는데 정성을 쏟는 등 단체 취침은 재미난 에피소드로 이어졌다. 다음날 멤버들의 활발한 케미는 단체 취침으로 더욱 깊어져 가는 친밀함의 결과물로서의 재밋거리들을 이후 방송분에서 만날 수 있을 듯한 기대를 갖게 했다.


단체 취침이 재미있고 훈훈하던 긍정적 면모가 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개인화가 심화된 지금 단체 취침은 오로라보다도 더 만나기 힘든 일이 됐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텐트 밖은 유럽’ 노르웨이 편에서는 오로라도 좋지만 단체 취침에 기대가 더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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