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6분의1 방사성 물질이…" 日 폭발부터 오늘 韓 시찰까지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23.05.22 05:32

[the300]

한국 정부 시찰단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시찰 관련 현지 활동이 22일 오전 시작된다. 12년전 폭발 당시부터 이날까지 1986년4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최악의 원전 참사로 불린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으킨 문제와 해결책에 관심이 쏠린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는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내 원자로 노심부가 녹는 '노심용융(멜트다운)'이 발생해 원자로 3기가12일부터 15일까지 연쇄 수소 폭발(12일 1호기→14일 3호기→15일4호기)을 일으킨 사태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처음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국제 원자력 사고 등급(INES) 기준 최고 수준인 7(대형사고·major accident)로 기록된 대형 사고다.




사고 당시 대기 중에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은 후쿠시마 원전 운영주체인 도쿄전력의 추계상으로 약 90경 베크렐(Bq·요오드 환산치)에 달했다. 이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520경 Bq)의 약 6분의 1 규모다.

현재도 방사성 물질이 담긴 물이 후쿠시마 원전 건물 안에서 생성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측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한 오염수 정화등 '후쿠시마 정화'에 자신감을 드러내 왔다. 방사성 물질 가운데 하나인 트리튬(삼중수소)이 ALPS에서 걸러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주한국일본대사관은 "트리튬은 매우 약한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이라며 "빗물, 해수, 수돗물, 사람의 체내, 자연계에도 폭넓게 존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겨냥, "안전하면 식수로 사용하라"고 주장하는 등 야권 중심으로 일본의 오염수 해양방류 관련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시찰단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냉각수 없어 1200℃로 가열된 원전…수소 폭발과 함께 나온 방사성 물질만 90경 Bq



영화 후쿠시마 50 포스터.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여파로 원자로를 식혀주는 냉각 장치가 작동을 멈춘 것이 멜트다운을 일으키면서 발생한 사고였다. 폭발 직전 원전 1·3·4는 냉각수가 없어 1200℃까지 온도가 상승했을 정도다. 방사성 물질의 방출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 주변 15만명이 대피했다.

2011년3월 15일부터 16일 사이에 후쿠시마 원전 복구 작업 등에 동원된 약 800명의 인력 가운데 750명이 대피하고 50명이 해당 시설에 일시적으로 남았는데 이들이 이른바 '후쿠시마 50'으로 불리며 영화화 등을 통해 조명 받았다.


방사성 오염 물질 제거 작업이 진척되면서 일본은 피난 구역의 규모는 축소해 왔는데 현재 방사선 피폭량이 연간 50 밀리시버트(m㏜)를 넘는 귀환곤란구역 면적은 300㎢선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건물 내에선 하루 140톤 안팎의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가 지금도 생성되고 있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한 냉각수와 지하수·빗물 유입에 따른 것이다. 일본은 해당 오염수를 ALPS로 정화한 뒤 원전부지 내 물탱크에 보관 중이었다. 주한일본대사관은 설명자료에서 "APLS 등을 사용하면 세슘137이나 스트론튬 90등 방사성 물질을 거의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ALPS 처리수는 오염수와는 다르다"라고 했다.


日 '알프스 처리수' 30년간 태평양 방출


(오쿠마 AFP=뉴스1) 권진영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다카하라 겐이치 위험 소통관이 다핵종 제거설비(ALPS)를 살펴보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 정부는 오염수 보관에 따른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올해 여름부턴 이를 바닷물에 재차 희석해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IAEA의 검증을 마치는 대로 올 상반기부터 최소 30년간 태평양에 방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ALPS에서 걸러지지 않는 트리튬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와 IAEA가 정한 음용수 내 적정 농도는 리터당 1만 베크렐 이하다. 일본 정부가 목표로한 오염수 내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1500베크렐이다.

이처럼 일본 측은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을 자신해 왔다. 2019년 12월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중국 청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배출되는 물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 양이 '한국 원전 배출수의 100분의 1이 이하'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엔 아소 다로 당시 부총리가 "그 물을 마시더라도 별일 없다"고 발언했다.

한국 시찰단의 후쿠시마 원전 방문 관련 첫 공식 활동날인 이날은 오전 9시 준비 회의, 오후 1시30분 일본 측과 기술 회의가 계획돼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야권이 일본 측에 주장한 '오염수 일본 식수화 요구'에 대해 "'버리는 물'에 대한 정서가 있다"라며 화장실 물을 거론했다. 성 의원은 "우리가 음식을 먹고 몸속에 있는 여러 장 세균들에 의해서 썩으면 안 좋지만, 이 물을 정화하면 중금속 이런 게 없이 정말 깨끗한 물"이라면서도 "하수처리해서 그 물을 그러면 우리가 수영장 이런 데 쓸 수 있는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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