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보며 단체로 '멍때리기'…이번 우승자는 턱시도 입은 이 사람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23.05.21 20:47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방송인 강남이 21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열린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경연에 집중하고 있다. 2023.05.21.

서울시는 21일 오후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한강 멍때리기 대회는 2016년 1회 대회부터 큰 화제가 됐다.

각종 방송 프로그램과 입소문을 타면서 멍때리기의 인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치솟았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신청 사연들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올해 출전할 최종 70팀을 추렸다. 자주포 엔지니어, 사육사, 응급구조사, 축구선수, 의사, 교사, 소방관 등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도전장을 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1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열린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경연에 집중하고 있다. 2023.05.21.
규칙은 단순하면서도 엄격하다. 90분 동안 어떤 행동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멍때리기'를 가장 잘한 사람이 우승자다. 심박수와 현장 투표를 통해 우승자를 선정한다. 의사 표시는 미리 배포하는 카드로만 가능하다. 빨간카드(졸릴 때 마사지), 파랑카드(목마를 때 물), 노랑카드(더울 때 부채질), 검정카드(기타 불편사항)를 집어 들면 대기하던 진행 요원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대체로 편안한 운동복이나 티셔츠에 청바지 등을 입고 왔다. 형형색색의 가발을 쓰고 온 이들, 바나나 모양 옷, 소방관 옷을 입고 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종일 울리던 휴대전화를 끈 채 자리에 앉아 표정을 지웠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방송인 강남이 21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열린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경연에 집중하고 있다. 2023.05.21.
그룹 '엠아이비' 출신 가수 강남(36)도 이번 대회에 참가해 "무조건 우승해서 크러쉬 형한테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수 크러쉬는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 대회에 비해 선선한 날씨에 참가자들의 무표정은 오래 지속됐다. 진행요원들이 수시로 장내를 돌며 '멍을 때리고 있는지'를 살폈고, 일정 시간마다 심박수 체크도 했다. 졸거나 딴짓을 하다 진행요원에게 걸리면 실격이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1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열린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경연에 집중하고 있다. 2023.05.21.
이날 대회 우승은 배우 정성인(31)씨에게 돌아갔다. 1등 수상을 미리 예견한 듯 단정한 양복을 입고 참가한 정씨는 "수상할 거라곤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왔었는데 1등을 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한강 멍때리기 대회는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뒤처지거나 무가치한 것이라는 통념을 지운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며 "일상에 지치고 힘든 분들이 휴식을 위해 한강을 자주 찾으시니 우리가 (대회를) 하면 어울리겠다고 생각해 이곳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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