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쏘아올린 '외교의 봄', 5월 히로시마서 일단락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히로시마(일본)=박소연 기자 | 2023.05.21 18:27

[the300]

[히로시마=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5.21.
'시간이 없다, 반일보다 국익'이라는 기조로 윤석열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고 한일관계 정상화를 밀어붙인 지 약 2달 만에 한미일 3국 협력이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정부의 3월 강제징용해법 발표를 기점으로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가 막을 내린 21일까지 한일 정상회담만 세 번이 열렸고 12년 만의 국빈 방문 한미정상회담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세 번째 한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이로써 윤 대통령의 봄날 외교가 일단락됐다. 윤 대통령의 3월 전격 방일 정상회담과 4월 국빈 방미, 이어진 5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답방으로 셔틀외교 재개 완성, G7 계기 또 한 번의 한일과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한 공조 강화 재확인의 흐름이다.



尹의 '日 승부수'→한미일 '새로운 수준' 합의까지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문제 등 남겨진 숙제도 여전하지만 윤 대통령의 승부수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날 백악관은 한미일 정상회담 뒤 발표한 자료에서 재차 한일관계 개선을 평가했고 3국은 공통적으로 강화된 양자관계를 바탕으로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한일 간에 과거사를 직시하는 행동도 구체화됐다. 이날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한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 공동참배는 그 자체가 역대 처음이기도 하지만 희생자 상당수가 강제징용 피해자 등임을 고려할 때 의미가 적지 않다.

이번 한일, 한미일 회담에서 추가 합의는 없었지만 잦은 소통과 만남을 통한 신뢰 강화가 중요하다.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수준'은 결국 군사정보 공유 등 민감한 주제를 다룰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일, 한미 간에 첨단산업 협력 강화, 미래세대 교류 확대 등 이미 합의한 내용의 이행 상황을 기반으로 안보 분야 협력 강화가 본격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히로시마=뉴시스] 홍효식 기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G7 초청국 정상들과 함께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한 뒤 기념촬영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3.05.21.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에 '식량·보건 지원'-기후클럽 참여


또 G7 무대에서 글로벌 중추 국가의 위상에 걸맞은 우리나라의 책임 이행을 약속한 점도 특징이다. 윤 대통령은 식량·보건·개발·젠더를 주제로 진행된 20일 확대회의(G7 회원국과 초청국, 국제기구가 모두 참석) 1세션에서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식량 위기 국가에 대한 지원을 매년 5만톤(t)에서 10만t으로 2배 확대하고 식량 위기국에 대한 단기적 지원으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국·일본·중국) 비상 쌀 비축제를 확대,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장기적 지원으로는 "빈곤국의 식량 생산을 지원하는 K-라이스 벨트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7개국(세네갈·감비아·기니·가나·카메룬·우간다·케냐)에 쌀 품종 개발·보급·기술교육 등을 종합 지원해 식량 가치 사슬을 전반적으로 향상시켜 주는 프로그램이다. 윤 대통령은 보건 분야에서는 "감염병혁신연합에 2400만달러를 공여하겠다"고 새롭게 약속했다

이어 기후대응을 주제로 열린 2세션에서는 "대한민국은 G7이 주도하고 있는 기후클럽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후클럽은 2021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주도로 G7과 일부 개도국이 현재 논의 중이며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계기로 창설될 예정이다. △기후 행동 촉진 △청정 경제 활성화 △국제협력 강화 등을 바탕으로 탈탄소를 추진한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청정 경제 활성화 부문에서 산업 부분 국제 표준화 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기후클럽 논의에 적극 참여하면서 우리 산업계의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히로시마=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G7 회원국 및 초청국 정상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일본 외무성 제공) 2023.05.20. *재판매 및 DB 금지


尹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목적 달성 전례 남겨서는 절대 안돼" 강조도


평화안보, 법치, 글로벌 거버넌스를 주제로 21일 열린 확대회의 3세션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가 위협받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 시도되고 무력에 의한 인명 살상이 자행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인들의 자유와 번영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며 "국제법을 정면 위반한,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가 목적을 달성하는 전례를 남겨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정면 위반으로서 국제법 위반이다. 북한 정권이 자행하는 인권 유린 또한 반인도적 범죄행위로서 국제사회가 더이상 이를 외면하고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히로시마=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확대세션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 2023.05.20.


양자회담은 '공급망 협력' 등 실리외교


양자회담에서는 실리 외교에 집중했다. 한미일 삼각협력을 기본으로 다자무대에서 가치 외교를 펼치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 간의 양자회담에서는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등 세일즈 외교에 나서는 모양새다. 양자회담은 호주, 베트남, 인도, 영국, 일본, 코모로, 인도네시아, 우크라이나 등과 차례로 열렸다.

최 수석은 "인도, 베트남, 호주 등 인태지역 핵심 국가들과 양자회담을 통해 경제 협력 성과 심화를 위한 교두보를 구축했다"며 "과거에는 특정 국가와 기업끼리 개별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광물 협력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우방국가와 국가 차원의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이 경제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1위 니켈 보유국인 인도네시아, 세계 1위 희토류 매장국가인 베트남, 세계 2위 리튬·니켈·코발트 매장국인 호주 등 핵심광물 부국들과 양자회담이 공급망을 보다 촘촘하게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귀국 당일 저녁까지 용산 대통령실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공급망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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