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에너지' 대우조선·한화오션 CEO 무게추도 변화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 2023.05.22 04:14
대우조선해양 마지막 CEO 박두선 사장(왼쪽), 한화오션 초대 CEO 권혁웅 부회장 /사진=각사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으로 간판을 바꿔 달기 위한 임시주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999년 대우그룹 해체 후 24년 만에 새 주인 한화그룹을 만나게 되면서 단순한 사명 교체 이상의 변화가 예상된다. 선박 전문가가 꿰차온 회사 새 대표(CEO)로 에너지 전문가가 내정됐다. 한화그룹이 인수 직후부터 대우조선해양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오는 23일 임시주총을 끝으로 회사를 떠난다. 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마지막 대표로 기록된다. 한화오션 초대 대표는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이 맡는다. 권 부회장은 한화오션 대표 내정과 동시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마지막 CEO와 한화오션의 첫 CEO의 면면을 보면 회사의 개편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회사를 떠나는 박 사장은 대표적인 선박·기술 전문가다.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했다. 프로젝트운영담당(상무), 선박생산운영담당(상무), 특수선사업본부장(전무) 등을 역임한 뒤 2019년 4월부터 옥포조선소 소장에 올랐다. 이후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지난해 3월 사장으로 임명됐다.

역대 대우조선해양 CEO로 가장 많이 중용된 게 박 사장과 같은 선박·기술 전문가다. 2001~2006년에 이어 2015~2019년 두 차례 대표직을 거친 정성립 전 사장이 대표적이다. 남상태 전 사장과 같은 재무통이나 고재호 전 사장과 같은 영업통이 대표 직을 수행한 바 있으나 엔지니어 출신이 강세를 보인 게 사실이다. 특히, 남 전 사장이 두 번째 임기를 마친 뒤에는 이성근 전 사장에 이어 박 사장에 이르기까지 줄곧 선박·기술 전문가들이 대표가 됐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전략이 선박 연구·건조·판매에 초점이 맞춰져 왔음을 가늠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선박을 넘어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 확장할 채비를 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권 부회장 내정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조선·에너지 사업의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해양·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성장을 견인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같은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인에너지·한화에너지·한화케미칼 등 화학·에너지 사업회사에서 일했다. 2012년 한화에너지 대표가 되면서 CEO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대부분 이력을 에너지 사업회사에서 쌓았다.

업계는 한화그룹이 언급한 '글로벌 해양·에너지 전문기업'에 한화오션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고 평가한다. 아울러 권 부회장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인수 직후부터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봤다. 사업적으로는 수소·암모니아 시대를 준비하고, 가교 역할을 할 액화천연가스(LNG) 등과의 시너지 도모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했다. 권 부회장이 인사총괄 업무를 수행했던 이력에 주목하기도 했다. 장기 적자로 인해 임금동결로 경쟁사로 떠난 인력들이 많은 대우조선해양 내부 결속을 다지고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릴 것이라 내다봤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한화는 조선업에 진출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것이 아니라, 방산·에너지·해상풍력 등 다양한 사업적 활용도를 키우기 위해 인수한 것"이라면서 "권 부회장만 봐도 한화가 어떤 의지를 가졌는지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실한 재무 상황을 조속히 정상화하고 본연의 사업 경쟁력과 한화의 주요 영위 사업과의 시너지를 적극적으로 창출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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