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계기준에 변동성 커진 보험사 실적…1분기 5.2조 역대급 이익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3.05.21 12:00

IFRS9·17 동시적용, 실적 변동성 커져…계약마진 산정 보험사마다 달라, 금감원 '가이드라인' 제시

보험업권이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만 5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새 회계기준으로 기본 순이익이 증가했고, 시장금리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는 형태를 갖게 됐다.

특히 CSM(계약서비스마진)의 경우 계산 방식이 회사 자율에 맡겨진 탓에 회사별 편차가 크고, 일부에서 수익이 부풀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초기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익 변동성이 커진 만큼 배당도 신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보험업, 1분기 순이익 5.2조...IFRS9·17 동시 적용 효과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처음 IFRS17을 적용한 보험업권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5조2300억원(개별기준)으로 추산된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각각 2조7300억원, 2조5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다.

당초 알려진 7조원보다는 작지만 역대급 순이익이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9조20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1분기에만 지난해 절반 이상의 순이익을 낸 셈이다. 지금 추세가 유지된다면 올해 연간 순이익은 2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업권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은 올해 새 회계제도인 IFRS9과 IFRS17이 겹친 영향이 크다. IFRS9에서는 기존 매도가능금융자산인 주식, 수익증권 등이 FVPL(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로 재분류돼 수익증권 평가이익이 당기손익으로 인식된다.

보험사는 안정성이 높은 채권 투자 비중 높은 편인데, 올해 1분기말 기준 국고채 10년물의 금리가 지난해과 비교해 0.38%p(포인트) 하락했다. 보유한 채권가격이 상승(금리 하락)했다는 의미로 보험사의 평가손익이 크게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수익증권 평가이익만 6200억원 가량 늘었을 것으로 본다. 특히 생보사의 이익이 58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지난 1분기에는 채권금리 인하로 보험사들이 이익을 봤지만 향후 시장금리에 따라 IFRS9 효과가 크게 변동될 수 있다.

IFRS17의 신계약비도 손익에 영향을 줬다. 신계약비는 보험계약을 신규로 체결하는 과정에서 지출되는 비용을 뜻한다. 기존에는 최대 7년에 나눠 상각했지만 IFRS17에서는 수익-비용 대응원칙에 따라 보험기간 전체에 걸쳐 상각할 수 있다.


해마다 상각되는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은 올해 1분기 세후 이익이 1조5900억원 증가했을 것으로 본다. 변동성이 큰 IFRS9 효과와 달리 신계약비에 따른 변화는 보험사 이익을 지속해서 높여 줄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새 회계기준 효과를 조정하면 지난해 당기손익과 큰 차이가 없다"며 "새 회계기준으로 변동성이 커진 만큼 주의를 갖고 배당 정책 등을 관리해달라고 보험사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보험사 마다 다른 CSM 계산법...금감원, '가이드라인' 낸다


문제는 보험사가 보험금, 사업비 등 자금이 빠질 것으로 '예상'한 것과 '실제'로 발생한 현금 유출 규모의 차이인 '예실차'의 불확실성이다. 보험사마다 이번에 새로 도입된 CSM 산출 기준이 달라 실적이 부풀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FRS17에서 각 보험사는 스스로 결정한 손해율, 해약률, 보험비 인상률 등을 가정(계리적 가정)해 CSM을 산출한다. 보험사가 낙관적으로 설정하면 CSM 지표가 우수하게 나오고, 당장 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

예컨대 실손보험의 미래 갱신보험료가 해마다 25%씩 오를 것으로 예상해 들어오는 비용을 높게 잡는 것이다. 또 코로나19 기간 동안 병원 이용이 줄어 감소했던 실손보험 청구비용이 향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무·저해지보험과 실손보험이 보험사간 CSM 계산이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다"며 "무·저해지보험은 경험 통계가 크지 않아 미래 해지율을 어떻게 예측하냐에 따라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손보험은 갱신시 보험료를 얼마나 올릴 수 있느냐를 경영자들이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는 제도 시행초기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누가봐도 불합리한 방식으로 CSM을 계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 보험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비정상적으로 부적절한 가정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요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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