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꿈과 도전의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경제 개척자와의 대화' 행사에서 우리나라의 우주경제를 선도하고 있는 40여명을 만나 한 말이다. 대통령이 그야말로 자나 깨나 우주경제를 고민하고 있단 얘기다.
용산 대통령실 참모들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윤 대통령이 우주에 진심이라고 말한다. 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원래 우주에 관심이 많으시다"며 "아폴로 11호가 언제 달에 착륙했는지 날짜도 정확히 기억하고 계시다. 아폴로 11호를 보고 수학을 열심히 공부했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1969년 아폴로 11호 달 착륙 당시 윤 대통령은 초등학교 3학년생이었다.
검찰총장을 지낸 법조인 출신인 윤 대통령은 어려서부터 수학을 좋아했고 과학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다만 윤 대통령이 개인적 흥미로 우주경제에 힘을 싣는 건 아니다. 윤 대통령은 양자기술, 인공지능(AI)과 같이 우주경제는 대한민국을 바꿀 '게임 체인저'이며, 글로벌 기술패권 전쟁 상황에서 안보와도 직결됐다고 보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항공우주청 설립을 공약했고, 이후 명칭을 바꿔 우주항공청 설립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우주항공 정책을 수립하고 연구개발과 기술확보를 주도할 별도의 정부기관을 신설한단 방침이다.
해외 순방에서도 우주경제를 직접 챙겼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국빈방문 계기에 미국우주위원회 위원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안내를 받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과기부와 나사 간 공동성명서 체결을 언급하며 "새로운 한미동맹 70주년의 중심에 우주 동맹이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UAE(아랍에미리트) 국빈 방문에서도 우주 협력을 논의했다. UAE측은 '미래비전 두바이 포럼'에서 윤 대통령에게 "UAE는 우주 개발 초기단계부터 한국 정부, 기업과 협력해 우주 기술 수준을 높일 수 있었다"고 사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의 우주경제 구상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미래우주경제 로드맵'에 집약돼 있다. 윤 대통령은 로드맵 선포식에서 "광복 100주년인 2045년엔 화성에 태극기를 꽂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5년 안에 달을 향해 날아갈 수 있는 발사체의 엔진을 개발하고 10년 후인 2032년에는 달에 착륙해 자원 채굴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우주에 직접 드라이브를 걸면서 과기부도 힘을 받고 있다. 관련 예산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읽힌다. 과기부 관계자는 "전부터 우주를 계속 해왔는데 행정 수반이 직접적으로 힘을 실어주니 정책여건이 굉장히 좋아졌다"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한국은 7대 우주강국에 진입했지만 미국이나 러시아에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며 "전 세계 우주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박차를 가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우주경제는 전후방 효과가 탁월할 뿐 아니라 청년 미래세대의 미래 먹거리, 일자리를 늘리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과학기술의 원천"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의 생존이 우주에 있다고 보는 것이고 그러한 절박감이 우주를 비롯한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으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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