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맞으며 '오월어머니' 맞은 尹, 주먹쥐고 끝까지 노래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박소연 기자 | 2023.05.19 06:24

[the300]

[광주=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5.18.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월의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이고 우리가 반드시 계승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자 우리를 하나로 묶는 구심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당인 국민의힘 국회의원들과 모든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등을 대동하고 광주를 찾아 '오월 정신' 계승 의지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광주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지켜낸 역사의 현장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작년 5월에 이어 2년 연속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장에 미리 도착해 있던 5·18 공법 3단체장(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 정성국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장, 양재혁5·18민주유공자유족회)들과 인사를 나눴다. 특히 올해는 주요 인사들과 함께 입장하는 관례에서 벗어나 '오월의 어머니' 15명을 비가 내리는 가운데 '민주의 문'에서 직접 맞이한 뒤 동반 입장해 헌화와 분향을 함께 했다. 대통령은 방명록에 '오월의 정신 아래 우리는 하나입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분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지켜낸 것"이라며 "오월의 정신은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실천을 명령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5.18.
윤 대통령은 '오월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과 투쟁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과 도전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오월의 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한다면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과 도전에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하고 그런 실천적 용기를 가져야 한다"며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하는 안팎의 도전에 맞서 투쟁하지 않는다면 오월의 정신을 말하기 부끄러울 것"이라고 했다.

오월의 정신을 경제적 번영으로 연결해야한다고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월의 정신은 자유와 창의, 그리고 혁신을 통해 광주와 호남의 산업적 성취와 경제 발전에 의해 승화되고 완성된다"며 "저는 광주와 호남의 자유와 혁신을 바탕으로 AI(인공지능)와 첨단 과학 기술의 고도화를 이뤄내고 이러한 성취를 미래세대에게 계승시킬 수 있도록 대통령으로서 제대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오월의 정신으로 위협과 도전에 직면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실천하며 창의와 혁신의 정신으로 산업의 고도화와 경제의 번영을 이루어 내야 한다. 그것이 오월의 정신을 구현하는 길이고 민주 영령들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월의 정신 아래 우리는 모두 하나다. 민주 영령들의 안식을 기원한다"며 기념사를 마쳤다.

[광주=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5.18.
윤 대통령은 기념식 이후 1묘역에 안장돼 있는 전영진, 김재영, 정윤식 유공자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전영진 유공자는 대동고 3학년 재학 중이던 1980년 5월20일 과외수업을 받으러 집을 나섰다가 계엄군에게 구타당하고 귀가한 뒤 21일 시위에 참여했다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김재영 유공자는 1980년 5월21일 오후 3시쯤 도청에서 장갑차에 치어 사망했다는 전화 연락 후 행방불명자로 인정됐으나 올해 1월 5·18진상조사위에서 무명열사(4-93) 유전자 조사를 거쳐 신원이 확인됐다. 정윤식 유공자는 시민군으로 전남도청에서 마지막까지 항전하다 5월27일 새벽 체포돼 상무대로 연행됐다. 같은 해 9월5일 석방됐지만 고문 후유증으로 약 2년 뒤 사망했다.

윤 대통령은 자리에 함께 한 전영진 유공자의 부모인 전계량, 김순희씨의 손을 꼭 잡고 "자식이 전쟁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아도 가슴에 사무치는데 학생이 국가권력에 의해 돌아오지 못하게 돼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프시겠냐"고 위로했다.

또 정윤식 유공자의 형 정춘식씨도 함께 했는데 정씨는 윤 대통령의 손을 잡고 "43년 만에 대통령이 묘소를 찾아줘서 동생이 소원을 풀었다"고 감사를 나타냈다. 정씨는 전 유족회장이자 5·18부상자로 형제가 함께 유공자다.

[광주=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친 뒤 유영봉안소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5.18. *재판매 및 DB 금지
윤 대통령은 이어서 기념식을 준비하느라 고생한 국립5·18민주묘지 관계자들을 악수로 격려하고 마지막으로 유영봉안소를 방문했다. 유영봉안소는 시신을 찾지 못한 희생자들이나 다른 묘역에 묻힌 고인들의 영정을 모신 곳으로 대통령은 이곳에서 윤상원·윤한봉·명노근·김녹영 등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싸운 고인들의 사연을 듣고 명복을 빌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궂은 날씨에도 기념식장을 떠나는 순간까지 우의를 입지 않고 행사에 임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등 3부 요인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등 14명의 중앙부처 장관들, 대통령실 6명의 수석이 참석했다. 또 여당인 국민의힘 국회의원 90여명과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50여 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5.18 광주 찾은 尹대통령, 오른손 주먹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비 맞으며 '오월의 어머니' 직접 맞아…'오월의 정신' 10번 언급하며 국민 통합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번엔 '오월의 어머니'와 함께였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때 옆사람과 손을 맞잡고 불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윤 대통령은 오른손 주먹을 쥐고 흔들면서 노래를 끝까지 마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개최된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묘역 입구에서 하차한 뒤 '민주의 문'으로 걸어가 임금단·김점례씨 등 5·18 당시 가족을 잃은 '오월의 어머니' 15명을 직접 맞이한 후 이들과 동반 입장했다.

오월의 어머니들은 서로 손을 맞잡았고, 윤 대통령은 그들 사이 중앙에서 나란히 서서 걸었다. 지난해 윤 대통령은 5·18 유가족들과 함께 보폭을 맞추며 입장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한참을 걸어 기념식장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좌석 1열 중앙에 마련된 자리에 오월의 어머니들과 함께 자리했다. 참석자들은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일어나서 박수로 윤 대통령과 오월의 어머니들을 맞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헌화와 분향도 오월의 어머니들과 함께 했다. 오월의 어머니들을 비롯해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우의를 입은 것과 달리 윤 대통령은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 차림이었으며, 시종일관 엄숙한 표정이었다.

'5월의 영상', 학생대표 2인의 경과보고, 헌정 공연 등이 이어진 뒤 윤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연단에 서서 참석자들을 향해 좌우로 한 번씩 인사한 뒤 연설을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분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오월의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이고, 우리가 반드시 계승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자 우리를 하나로 묶는 구심체"라고 밝혔다. 특히 '오월의 정신'을 10번 언급하며 "오월의 정신 아래 우리는 모두 하나"라 강조,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오월의 어머니'에 대해서는 "사랑하는 남편, 자식, 형제를 잃은 한을 가슴에 안고서도 오월의 정신이 빛을 잃지 않도록 일생을 바치신 분들"이라며 "애통한 세월을 감히 헤아릴 수 없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시는 분들의 용기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의 연설을 듣던 오월의 어머니들은 중간중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광주와 호남이 AI(인공지능)와 첨단 과학기술의 고도화를 이뤄내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하자 좌중에서 첫 박수가 터졌다. 이날 윤 대통령의 연설 중 박수는 총 4차례 나왔다.

윤 대통령의 연설 도중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와 강성희 의원은 우의를 벗은 채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꺼내 들었고, 연설이 끝나자 내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뉴시스
기념식의 마지막 순서로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선 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윤 대통령은 홀로 오른손 주먹을 쥐고 흔들면서 노래를 끝까지 따라 불렀다.

옆사람과 손을 맞잡고 부르자는 사회자의 안내에 윤 대통령은 양쪽을 쳐다봤지만 별 반응이 없자 홀로 손을 흔들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기념식에선 옆사람과 손을 맞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윤 상임대표 등도 오른속 주먹을 쥐고 흔들며 노래를 불렀다. 이들 바로 옆에 자리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명수 대법원장, 김진표 국회의장은 서로 양손을 맞잡고 흔들며 노래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내·외빈들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스1
기념식이 끝난 후 윤 대통령은 묘역 참배를 위해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가족들이 묻혀있는 묘지를 찾아 온 유가족들이 도시락도 드시고 쉬실 수 있도록 (묘역 입구의) 민주관 쉼터를 확장해 공간을 확보해 드리도록 하라"고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에게 지시했다.

이재명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가 폭력에 책임있는 정부 여당은 말로만 반성하고 추념하고 기념할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다음 총선에서 원포인트 개헌으로 광주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념식엔 국민의힘에서 지도부를 포함해 의원 90여명이 참석했으며 추경호 부총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장관 14명, 대통령실 참모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엔 대통령실 참모진과 장관들, 국민의힘 의원 전원 등 '매머드 군단'이 함께 했다. 앞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 해에만 기념식을 찾았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2019년, 2020년 등 세 차례 참석했다.

베스트 클릭

  1. 1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
  2. 2 연봉 10억, 100억 집…'지연과 이혼' 황재균, 재산분할 규모는
  3. 3 "명장 모셔놓고 칼질 셔틀만" 흑백요리사, '명장·명인' 폄하 논란
  4. 4 "국민 세금으로 '불륜 공무원 커플' 해외여행" 전남도청에 무슨 일?
  5. 5 김장훈, '200억' 기부 아쉬워한 이유 "그렇게 벌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