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한테 왜 소리쳐…너는 을, 나는 갑" 학원 강사 무릎 꿇린 엄마

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 2023.05.15 10:5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피아노 교습소에 다니던 8세 딸을 혼내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며 한 학부모가 강사의 무릎을 꿇렸다는 폭로가 나왔다. 학부모는 그 모습을 영상으로도 남겼다고 한다.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학부모님께 무릎 꿇고 빌었습니다. 이게 맞는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일부 기록된 녹취록도 첨부됐다.

지방에서 작은 피아노 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글쓴이 A씨는 "한 학부모가 학생에 대한 저의 대처에 화가 났고 교습소에 찾아와서 3시간 넘게 무릎 꿇고 빌라며 소리 지르고 간 일이 있었다"며 "그 후로 며칠 동안 그 시간 동안 제 모습과 어머님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며 말문을 열었다.

학생 B양(8)은 주 2회 수업을 주 1회로 몰아 1시간40분씩 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지난 4일 B양은 유난히 집중하지 못하고 수업 참여를 힘들어했다. 쉬는 시간을 보내고 연습을 이어가자는 A씨 말에 B양은 "하기 싫어"라며 책을 던졌다고. 그런 B양에 A씨는 "(연습실로) 들어가"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B양은 울먹거리며 연습실로 들어갔고 A씨도 따라 들어가 달랬으나 B양이 이내 쥐고 있던 연필로 피아노 건반에 낙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우는 학생을 다시 달랜 뒤 하원 시켰고 학부모에게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때 학부모가 전화 통화로 "피아노 건반 까진 곳은 없냐. 배상해야 할 부분 있으면 하겠다"고 사과해 A씨는 상황이 마무리된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 10일 B양의 어머니가 B양을 학원에 그만 보내겠다고 알렸다. A씨는 남은 수업료를 계좌이체로 환불했고 자신이 추가로 받아야 할 레슨비와 교재비를 안내했다. 그러자 B양 어머니가 "이따가 찾아가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학원에 방문한 B양 어머니는 "어이가 없어서 찾아왔다"며 "친구랑 카톡 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학부모에게 이런 식으로 카톡을 하냐"고 말했다고 한다. 또 "(B양이 혼난 날) 당신이 소리 지른 것 얘기 안 하고 딸(B양)만 잘못된 것처럼 나한테 얘기해요"라며 "애 자존심 상하게 왜 다른 애들 있는 데서 뭐라고 하시냐"고 했다고 한다.

A씨가 훈육했다고 생각해서 말하지 못했다며 사과하자 B양 어머니는 "나한테 제대로 사과하라"며 "무릎 꿇고 나한테 빌어라"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A씨가 "제가 무릎을 왜 꿇냐. 어머니는 집에서 훈육 안 하시냐"고 맞받아치며 "녹음하고 있으니 말씀 조심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학부모는 A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몸을 밀쳐 넘어뜨렸고 계속해서 소리 질렀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후 B양 어머니는 아이를 불러 와 직접 사과하게 했고 A씨와 B양은 울면서 사과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A씨가 첨부한 녹취록을 들어보면 B양 어머니로 추정되는 여성이 "너는 을이야. 내가 갑이고. 나는 학부모야. 네가 애한테 뭐라고 했잖아. 네 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야 해. 이건 대드는 거야. 너는 네 엄마, 아빠가 뭐라고 해도 대드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이어 "선생님 똑바로 행동하세요. 학부모가 얘기하면 무조건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해야지 대드는 거 아니다. 배울 거면 제대로 배우고"라며 "무릎 꿇어야지. 애한테 상처를 그만큼 줬으면 지도(선생님도) 그만큼 보상받아야 될 거 아니야"라고 한다.

여성의 말이 끝난 뒤에 스마트폰 영상 촬영을 종료하는 효과음이 녹취록에 담겼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릎을 꿇자 B양 어머니가 그런 A씨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A씨의 아버지도 나서서 직접 B양 어머니에게 전화해 "딸자식이 부족해 죄송하다"고 사과했음에도 학부모는 "지가 잘못했는데 감히 어디서"라며 "우리 아이 1년이고 2년이고 정신상담센터 다니게 해서 비용 청구하겠다. 소송할 테니 알고 있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끝으로 A씨는 "결국 원하시던 방식으로 사과를 드렸는데 그 뒤로도 아이에게 트라우마를 안겼다고 소송까지 걸겠다고 하니 분노나 수치심을 넘어 이제는 두렵다"며 "너무 답답해서 누구에게라도 물어보고 싶어 글을 올렸다. 정말 제가 아동학대로 소송을 당할 만한 일을 한 것인지 정말 억울하고 괴롭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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