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유료화?" 떨고 있는 카드사…네카오까지 압박할라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3.05.15 05:3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삼성페이의 유료화 움직임에 카드사가 긴장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고금리 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페이에 수수료까지 내게 되면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빅테크가 삼성페이를 따라 수수료를 요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카드사에 "계약 자동 연장 않겠다" 공문…수수료 유료화될 듯


14일 삼성전자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자사와 삼성페이 계약을 맺은 카드사에 기존 계약을 자동으로 연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삼성전자와 카드사의 삼성페이 재계약 시점은 오는 8월 중순이다.

삼성전자와 카드사는 삼성페이가 처음 도입된 2015부터 지금까지 특별한 이견이 없으면 자동으로 삼성페이 계약을 연장했다. 그러나 올해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계약 내용을 두고 각 카드사와 개별 협상을 할 예정이다.

사실상 카드사를 상대로 삼성페이 서비스를 유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그간 삼성전자는 카드사에 라이선스 비용만 연 단위로 받고 결제 건당 수수료는 받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월 애플페이가 현대카드와 손을 잡고 국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삼성전자도 카드사로부터 삼성페이 수수료를 받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애플페이는 현대카드로부터 건당 0.15%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적으로 나온 내용은 없으나 삼성전자도 삼성페이 수수료율을 건당 0.15%로 책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슬라이딩 계약도 하나의 방안으로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슬라이딩 계약은 서비스 이용 건수가 많을수록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신한카드·현대카드·삼성카드 등 상대적으로 개인 고객의 결제 금액이 큰 카드사엔 슬라이딩 방식의 계약이 더 유리하다.




수수료율 인하에 삼성페이 유료화까지…'수수료 이중고' 처한 카드사


/사진=뉴시스

카드사는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시동에 한목소리로 근심을 드러내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갈수록 본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최근 주요 수입원인 대출 영역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삼성페이에 건당 수수료까지 내게 되면 순이익이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실적을 발표한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총 460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8% 줄어들었다. 특히 △하나카드 -63.0% △우리카드 -46.5% 등 중·하위권 카드사의 순이익 감소폭은 더 컸다.

업계 중·하위권 A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낮아지면서 본업에서 이익을 내지도 못하고 있는데 삼성페이가 수수료까지 걷어간다고 하면 카드사는 '수수료 이중고'에 처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형 카드사인 B카드사 관계자는 "강력한 경쟁자인 빅테크가 결제 시장에서 점점 파이를 넓혀가는 데다 조달 금리도 카드사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게 부담스럽다"며 "영업비용이 크게 늘면 결국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애플페이·삼성페이를 시작으로 향후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또다른 간편결제사가 수수료를 요구하게 될 수 있다는 점도 카드사를 두렵게 하는 요소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간편결제 시장의 점유율은 △카카오페이 42.4% △삼성페이 24.0% △네이버페이 24.0% 등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는 현재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결제 수수료를 카드사와 나눠 갖는데, 카드사는 앞으로 빅테크가 수수료 분배 구조를 카드사에 불리하게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B카드사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수수료를 받기 시작하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다른 빅테크도 수수료 마진 폭을 조정하려고 할 수 있다"며 "페이사가 수수료를 쥐락펴락하게 되면 카드사가 페이사에 종속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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