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통신3사의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IPTV의 성장률 둔화가 뚜렷하다. SK브로드밴드의 올 1분기 유료방송(IPTV+케이블TV) 매출은 4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0.2%대였다. 작년 1분기 매출(4710억원)이 2021년 1분기보다 3.9%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성장폭이 크게 꺾였다.
KT는 올 1분기 IPTV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작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9.3% 늘었다"고 했다. LG유플러스의 1분기 IPTV 매출은 33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늘었다. 작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고 밝힌 것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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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3사, 성장률 '뚝'…OTT 뜨니 VOD 매출 '급감'━
특히 유료방송 핵심 수익원 중 하나였던 VOD는 유사 서비스인 OTT 인기에 직격탄을 맞았다. VOD 매출은 2018년(8151억원) 정점을 찍은 뒤 이듬해부터 뒷걸음치며 2021년(6233억원)에는 전년 대비 16.7% 감소했다. 이 시기 OTT가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것과는 정반대다. 특히 케이블TV의 2021년 VOD 매출은 고작 933억원으로, 3년 전과 비교해 무려 40.2% 급감했다.
유료방송이 OTT에 빼앗긴 것은 시청자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콘텐츠 공급자인 지상파3사와 CJ ENM을 비롯한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등은 유료방송과 OTT에 콘텐츠를 동시에 공급하거나, 때로는 OTT에만 공급하고 있다. MBC와 OTT 웨이브가 동시 편성한 드라마 '트레이서', MBC가 제작해 넷플릭스에 독점 공급한 예능 '피지컬 100' 등이 대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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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유료방송…"콘텐츠 대가 체계 바꿔야"━
이에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미디어 환경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콘텐츠 거래 체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지상파·PP의 영향력이 감소한 만큼, 유료방송 플랫폼이 지상파에 지급하는 재송신료 등 콘텐츠 이용료에도 반영돼야 한다는 논리다. 지상파 재송신 매출액은 2016년 2298억원에서 2021년 4079억원으로 5년 만에 77.5% 늘어났다.
유료방송 한 관계자는 "지상파 등 콘텐츠 사업자들의 최근 OTT 중심 편성 전략은 유료방송에서 받은 재원으로 콘텐츠를 만들면서, 이를 OTT에도 공급해 추가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유료방송의 경쟁력에 악영향을 주는 꼴"이라며 "유료방송의 한정된 재원 구조를 고려해 새로운 콘텐츠 대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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