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배터리 원료 핵심지를 선점한 중국 사업가[PADO]

머니투데이 김수빈 PADO 매니징 에디터 | 2023.05.13 06:00

편집자주 |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그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천연자원 뿐만 아니라 3억에 가까운 인구로 향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인데 이미 인도네시아의 니켈 시장은 중국이 상당 부분 장악한 상태입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중국의 민간 철강기업 칭산 그룹의 창업자 샹광다가 있습니다. 아래 요약 소개드리는 중국 전문 매거진 더와이어차이나(The Wire China)의 5월 7일 기사는 샹광다의 창업 스토리부터 세계 니켈 시장의 향방 등에 대해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국제정세 뿐만 아니라 투자에도 관심 있는 분들 모두가 참조할 만합니다. 지금은 인도네시아가 중국 일변도인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민족주의적 자존심이 강하고 전통적으로 강대국 사이에서 비동맹 외교를 구사해 온 나라이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생각할 경우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려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의 기회는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아래 기사의 전문 번역은 PADO 웹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Luis Granena

인도네시아 모로왈리 산업단지(IMIP)의 투광조명은 밤새 켜져있다. 4만 명 이상의 노동자가 8000에이커(약 980만 평) 규모의 단지에서 24시간 일한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이곳에는 인도네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술라웨시의 우거진 우림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늘날 이 거대한 산업단지에는 항구, 공항, 중국인 노동자 기숙사, 4성 호텔, 모스크 3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MIP가 존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니켈을 대규모로 제련하기 위해서다.

오래 전부터 스테인리스 스틸의 핵심 원료였던 니켈은 최근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에서 그 수요가 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40년까지 전체 니켈 수요의 70%가 클린에너지 기술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인도네시아에게 이는 엄청난 기회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세계 최대의 니켈 산지로 2022년 현재 세계 니켈 수요의 거의 절반을 채취하고 있으며, 이제 전기자동차 생산망의 주요 기지로 발돋움하려 한다.

IMIP는 인도네시아가 자국의 풍부한 천연자원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거론된다. 약 10년 전, 인도네시아는 '자원 민족주의' 전략을 개시했다. 정부는 외국 기업들이 국내의 제련 사업에 투자하길 기대하며 가공하지 않은 광물의 수출을 금지했다. 그러나 당시 외국 투자자들은 인도네시아의 정책에 놀라 리오틴토를 비롯한 세계적인 광산 업체들이 인도네시아를 떠났다.

하지만 한 외국 투자자는 오히려 인도네시아 투자를 강화했다. 중국의 철강 기업 칭산 그룹의 창업자 샹광다(?光?)였다.

현지 광산 기업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칭산 그룹은 2013년부터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모로왈리에 산업단지를 조성했다. IMIP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 허브로 손꼽히며 한때 중국의 거대 국영 철강 기업들에 밀려 고전하던 칭산 그룹은 세계 최대의 스테인리스 스틸 생산 기업이 됐다.

칭산은 또한 인도네시아 니켈 산업의 상당 부분을 통제하고 있어 서구에는 문제가 된다.

/그래픽=The Wire China, PADO

IMIP를 비롯, 칭산이 투자한 다른 산업단지들도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덕분에 중국의 광산 기업(저장화유코발트, 낙양몰리브덴 등)과 배터리 기업(CATL과 GEM 등)들도 칭산을 따라 투자를 개시했다. 지난 10년 간 중국은 니켈 보유량은 많지만 역사적으로 저개발된 지역인 술라웨시와 북말루쿠 섬에 29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반면 캐나다, 미국, 호주의 투자액은 모두 합쳐도 20억 달러를 넘지 않는다.

중국 기업들은 또한 인도네시아의 니켈 제련소 주변 지원 인프라의 상당 부분을 건설했다. 사실상 인도네시아의 니켈에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를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인터넷, 도로, 항만, 물류 등의 대부분을 중국 기업들이 만들었죠." 브루나이다루살람대학교의 교수 안젤라 트리토의 설명이다. 그는 칭산의 인프라 건설도 마찬가지로 늘었나도 덧붙였다. "칭산 그룹은 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어요. 예를 들어 석탄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에너지 자회사도 있죠."

칭산 그룹과 IMIP는 본 기사에 대한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사진제공=IMIP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광물로 손꼽히는 니켈의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전세계 투자자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3월, 포드는 술라웨시의 니켈 제련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인도네시아의 투자부 장관은 폭스바겐도 이 사업에 동참할 것이라 말했다. 프랑스의 에라메트와 독일 바스프도 전기차 배터리를 위해 인도네시아의 니켈 제련에 투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니켈 시장의 사우디아라비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컬렌 헨드릭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다. "포드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인도네시아 투자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는 니켈의 공급망이 취약한 걸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죠."

포드의 대변인은 더와이어차이나에 최근의 인도네시아 투자가 "전기차 배터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사람'들에 미국 소비자도 포함되는지는 분명치 않다. 왜냐면 포드의 니켈 사업은 중국 기업 화유코발트와의 파트너십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통과시킨 인플레이션억제법(IRA)은 생산지에 관한 조건을 충족하는 전기차에 세액 공제를 부여한다. 미국은 이를 통해 중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한다. 미국과 인도네시아는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상태라 인도네시아산 광물을 포함한 차량은 세액 공제를 못 받을 위험이 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제안했지만 인도네시아의 니켈 산업에 중국 기업이 많이 연관돼 있어 협정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인도네시아는 향후 10년 내로 세계 최대의 니켈 생산국이 될 겁니다. 그리고 미국은 전기차 판매를 활성화시키려 하죠." <볼트 러시: 녹색 성장 경쟁의 승자와 패자>의 저자 헨리 샌더슨이다. "이건 IRA의 근본적인 모순 중 하나에요. 미국이 기후 관련 목표와 지정학적 목표를 동시에 진전시키기는 어려울 겁니다."

게다가 칭산 같은 중국 기업들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미래가 전기차에 있다는 걸 감지한 칭산은 자회사 REPT배테로에너지를 상장할 채비를 하고 있으며 그렇게 확보한 자금은 배터리 생산 능력 확충에 신속하게 사용할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까지 진출하게 되면 칭산은 배터리 생산 기업 중에서도 독특한 위상을 갖게 된다. IMIP의 사업장과 중국의 배터리 공장을 더하면 칭산은 사실상 광산부터 제련소, 배터리 생산 라인까지 배터리 공급망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게 된다. 샌더슨이 지적하듯, 중국 최대의 자동차 기업 BYD조차도 이 정도 수준의 수직계열화를 이룩하진 못했다.

"칭산이 이에 성공한다면 정말 강력해질 겁니다."

이를 위해 넘어야 할 허들이 적진 않다. 환경 문제나 노동 문제도 있고 중국 배터리 시장이 매우 치열한 경쟁 상태라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칭산이 이전에도 이런 난관을 돌파한 적이 있다고 한다.

"저는 칭산을 금속 광업 업계의 애플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호주의 금융 그룹 맥쿼리의 원자재 부문 사장을 지낸 짐 레넌이다. "다른 중국 기업보다 훨씬 창의적으로 일을 잘해요. 가장 다이내믹하죠. 지금까지 업계를 선도했어요."

(계속)



PADO 웹사이트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베스트 클릭

  1. 1 반격 나선 유영재, 전관 변호사 선임…선우은숙 측 "상상도 못해"
  2. 2 김호중 앨범 75억어치 보내놓고…"100억 기부했으니 봐달라" 논란
  3. 3 "의대 증원 반대" 100일 넘게 보이콧 하다…'의사 철옹성'에 금갔다
  4. 4 김호중 구치소 식단 어떻길래…"군대보다 잘 나오네" 부글부글
  5. 5 티아라 아름, 아동학대 혐의 송치…자녀 접근금지 명령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