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SPOTV 야구 해설위원은 10일 '덴 매거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저는 코리안 특급을 너무 싫어한다. 이제 일반인이니까 이야기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다소 놀라운 발언이다. 위계질서가 강한 야구계에서 아무리 활동 무대가 대부분 달랐다고 해도 이처럼 공개적으로 저격하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오재원 해설위원은 "우리나라를 정말 빛냈고 '코리안 특급'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창시자"라면서도 "그전에 전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서 그분을 응원하고 그랬던 감사한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그가 느낀 것도 있었다. 그는 "한 번씩 해설하면서 바보로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해설을 할 때는 당연히 말이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아닌 걸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오랫동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다가 일본프로야구(NPB)를 거쳐 2012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한 시즌을 뛴 뒤 은퇴했다. 은퇴 후엔 방송 활동과 함께 간혹 해설위원으로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 과정에서 쓴소리가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 부분을 겨냥한 것이다.
오재원은 이 발언을 듣고는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찬호 또한 나중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후배를 힘들게 한 것 같다"며 "오해가 풀렸다. 팬들이 내 홈페이지에 당시 경기 장면을 캡처해 보내줬다"고 당시 오재원이 타구에 맞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오재원 위원은 해설위원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전했다. "해설은 제3자를 위해 하는 것이다. 해설할 때 청취자들에게 정확한 상황을 전달하는 게 목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해설할 때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저 수비 정말 아쉬웠다', '저 타격은 매우 아쉬웠다' 이런 말은 되게 하기 쉽다. 또 '내가 봤을 때...' 이런 식으로 말든은 자기가 본 것이고, 그런 무책임한 말들의 향연으로 인해 오해가 쌓이고 그게 이미지가 돼 버린다. 그런 게 정말 싫었다"고 선수들을 두둔했다.
해설위원에게 필요한 점에 대해서는 "말의 중요성, 분석의 중요성, 디테일의 중요성이다. 선수가 어떤 미안한 감정을 느끼고 왜 실수를 했는지를 설명하고 싶은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선수에 대한 비난에 대해 '그 정도의 비난은 당연하다'라는 정신 이상자들이 많더라. 억울한 선수들의 심정을 풀어주고 싶었다. 그러다가 좋은 제안이 왔고 (해설위원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해설위원을 시작하면서 선수의 감정을 전달하고 싶다는 것 단 하나였다. 적이었던 LG 트윈스 팬들로부터 칭찬받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선수 시절에는 두산 소속으로 어느 팀을 만나든 무조건 이겨야 하는 적이었다. 이제는 해설위원으로서 오로지 시청자의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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