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대입 수험생 40% 급감.."日처럼 대학 자생력 길러야"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 2023.05.10 17:12
10일 서울 중구 세브란스빌딩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 퇴출 및 통폐합의 방향과 과제 대학교육 정책포럼에서 남두우 인하대학교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을 충원하지 못하는 대학이 늘면서 정부가 통폐합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계에선 일본의 구조개혁 선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충분한 기간동안 구조개혁의 기회를 부여하고 정부 부처간 협력을 이끌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두우·김정호 인하대 교수와 박기찬 인하대 명예교수(이하 연구진)는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세브란스빌딩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한국고등교육학회가 '대학 퇴출 및 통폐합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진행한 포럼에서 해외 사례를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40년 대학 입학 가능 인원은 28만명으로 2020년 46만명 대비 39.1%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 구조조정의 그 어느때보다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연구진들은 신입생 미충원 예상 규모를 고려해 대학들의 자주적인 퇴출·감축 목표를 실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저출산·고령화, 수도권 집중화로 먼저 대학 구조개혁에 나선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일본은 2018년 우리 교육부에 해당하는 문부과학성에서 발표한 정책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일본의 대학 구조개혁 원칙과 방향의 큰 골자는 '도전하고 노력하는 대학'은 돕고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대학은 정부 지도하에 체계적으로 퇴출을 유도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정책 기조를 △일관성 △체계성 △다양성 △명확성으로 정의했다.

일본은 2018년 이후 '2040년을 향한 고등교육의 그랜드 디자인'을 통해 제시한 방향을 대부분 구현해냈다. 경영 위기에 놓인 사립대학 법인에 대한 대응 전략 역시 일관적으로 제시해 왔다는 평가다. 특히 일본 대학구조개혁과 관련된 모든 주요 정책은 그 정책의 배경과 목표, 실천전략과 세부방안이 매뉴얼화 돼 있어 체계적인 추진 전략을 세우는데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일률적인 방식이 아닌 다양성을 확보한 것도 특징이다. 일본 정부는 하나의 국립대 법인이 복수의 대학을 운영하거나, 대학이 국립과 공립, 사립대학의 경계를 넘어 연대 법인을 추진할 수 있도록 '대학설치기준'을 개정했다. 최근 교육부가 국립대학 간 연계와 협력 강화를 국립대학 육성사업 기본계획에서 밝혔지만, 일본은 이에 한 발 더 나아가 별도 법인 설립을 통해 지속적인 연대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촉진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립대가 문을 닫지 않고 대학마다 중복된 학부, 학과를 조정하기 위해 대학 간에 학부 단위를 양도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기존 학부를 폐지하기 위해 소요됐던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연구진은 또 대학이 재생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즉각적 대학 퇴출의 위험성을 인식하면서 3년 정도의 기간동안 구조개혁의 기회를 부여하고 그 안에 강도 높은 자구책을 대학 스스로 마련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살펴봐야 할 외국 선례도 소개했다. 파리과학인문학(PSL) 대학의 경우 프랑스 국립그랑제콜이 연합한 대학교로 연구협력을 도모하면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형태를 취했으며, 영국 옥스퍼드 대학은 존 래드클리프 병원은 제휴를 맺었다.

대교협은 이번 정책포럼을 통해 제안된 내용과 발전방안들을 토대로 국회와 정부에 한계대학 퇴출과 통합 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교육부는 올해 10개 대학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비수도권 30개 대학을 선정해 5년간 1개 대학에 1000억원씩 지원하는 '글로컬대학'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되려면 대학·학과 통폐합이나 수요자 요구에 맞춘 학과구조 개편 등 과감한 자구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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