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등록 기준 올해 1~4월 LPG 차량 판매량은 2만2128대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신차 출고가 더뎠던 지난해보다도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12% 늘었다.
LPG 승용 대표 모델인 르노코리아 SUV(다목적스포츠차량) QM6의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QM6 LPe는 지난달까지 2981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46.1% 급감했다. 르노코리아가 새로 내놓은 2인승 승합 모델인 QM6 퀘스트도 지난달 180대 판매로 부진했다.
기아도 르노코리아가 독식하던 LPG SUV 시장에 신차를 내놨지만 시장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QM6의 일부 수요만 가져오는데 그쳤다. 지난해 7월 출시된 기아 스포티지 LPG 모델은 올해 1~4월 2398대가 판매됐다.
이외 물량은 택시가 채웠다. 이 기간 세단 중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쏘나타로 5699대가 팔렸는데, 그 중 83% 수준인 4729대가 구형 모델인 LF쏘나타였다. 현대차는 2019년 내놓은 8세대 쏘나타부터 택시 모델을 내놓지 않았다.
스포티지 LPG 모델도 마찬가지다. 스포티지 LPi 트렌디 트림은 2583만원으로 스포티지 1.6 가솔린 트렌디보다 64만원 비싸다. 여기에 내연기관차·하이브리드 모델에 들어가는 일부 옵션이 스포티지 LPi에선 선택할 수 없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가 LPG모델보다는 차라리 가솔린·디젤 차량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느린 출고도 외면받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기아에 따르면 이달 스포티지 LPG 모델을 받으려면 5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가솔린 모델은 6개월, 디젤은 3개월, 가장 인기가 많은 하이브리드의 경우 8개월을 기다리면돼 소비자 입장에선 큰 이득이 없는 셈이다. LPG 차량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택시는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받는 전기차의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LPG 업계는 내년 출시될 현대차 포터, 기아 봉고 LPG 모델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내년부터는 1톤 트럭 신차를 구매할 경우 전기차와 LPG 차량만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LPG 업계는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 기아 봉고3 EV 200㎞ 내외의 짧은 주행거리로 충전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운전자가 많아 LPG 트럭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현대차그룹의 새 LPG 1톤 트럭 모델엔 신형 LPG 엔진인 LPDi가 탑재되는데, 출력이 경유차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량이 현대차 그랜저와 포터인만큼 LPG 업계 입장에선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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