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5월 기대와 희망 속에 닻을 올린 윤석열정부의 지난 12개월은 '윤석열다움'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기간이었다.
전문가들은 외교·안보와 경제 등 분야에서 한미동맹 복원과 시장경제 원칙 재건이라는 '방향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다만 극단적인 정치 양극화 상황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는 공감과 설득의 정치를 완성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지목된다. 주요 선거가 없는 올해 개혁의 '골든타임'을 맞아 3대 개혁 등 핵심 국정과제들을 완수하기 위해선 국정운영 전략에 대한 재검토와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
시장경제·한미동맹 기조 복원…경제 '관리' 양호━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장 큰 변화는 시장친화적으로 가려 한다는 점이다. 지난 정부에 비해 산업, 기업 성장과 시장에 가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잘 관리하고 있다"며 "에너지요금, 금리 등에서 일부 관치를 했지만 정부가 부담을 안으며 잘 컨트롤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국빈 방미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대의 보장을 얻어냈다고 본다.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하고 핵개발을 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당장의 해법은 도출되지 않았지만 향후 해결 가능성이 높다. 기술 중심의 미국 공급망에 편입됐기 때문에 향후 부가가치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빈 방미를 비판하는 민주당의 논리는 과거지향적이다. 전세계의 블록화 트렌드를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용산시대' 열었으나…'소통·공감·설득'의 정치 절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정례적 기자간담회라도 하며 국민의 공감을 얻으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일관계만 해도 미래지향적 개선 방향에 동의하는 국민들이 많은데, 너무 설득의 과정 없이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으로 보여 오만하게 비치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도어스테핑을 재개해야 한다"며 "불통보다는 소통해서 욕먹는 게 낫다"고 했다.
신 교수는 "대통령실 대변인실과 안보실 등 내부적으로, 또 당정 간 소통이 잘 되지 않아 혼선이 지속된다"고 지적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정치 과잉에 대한 반대급부로 선출됐지만 국정동력을 얻기 위해선 뺄셈정치를 버리고 공감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협치의 실패, 엇갈리는 책임론…집권 2년차, 개혁 '골든타임'━
이 교수는 "소통은 우리편이 아닌 다른 편, 중도랑도 해야 하는 것"이라며 "야당이 싫어도 초대해 그쪽이 거절하는 상황을 만들든, 만나서 대통령이 더 낫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양극화된 정치 환경이란 조건을 뛰어넘어 국가수반으로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현재 협치의 주체는 민주당"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데 만나면 잘못된 시그널을 줄 것"이라고 했다.
엄 소장은 "3대 개혁은 출발은 창대했는데 지지부진한 느낌"이라며 "2년차에 개혁과제를 구체화해야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국민들의 지지를 확보해야 하고 야당을 설득하고 대화 무대로 끌어내는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 내년 총선에 이긴다 하더라도 180석 이상의 다수의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결국 야당의 도움이 절대적"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