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결탁과 공격" 루보와 SG발 사태의 차이점

머니투데이 김지은 기자, 서진욱 기자 | 2023.05.09 07:21

[SG發 셀럽 주식방 게이트]-111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7일 서울 강남구 'SG증권발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관련 CCTV를 확인하고 있다. 가수 임창정을 비롯해 약 1500명의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이 사건은 투자자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주식을 사고 팔며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자본시장법 위반을 받는 주가조작 세력 10명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사무실과 관계자들 명의로 된 업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2023.4.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경우 대주주가 작전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존의 주가조작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장기간에 걸쳐 주가를 끌어올리고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은 점에서 일반적인 주가 조작 방식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다만 기존에는 대주주와 주가 조작 세력이 결탁해 시세를 조종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사태의 경우 그런 특징이 보이지 않는 게 차이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7년 발생한 루보 사태다. 루보 사건은 2006년 10월부터 2007년 3월까지 총 6개월 간 제이유그룹 부회장 등이 다단계 사업 형태로 루보의 주가를 조작해 다수의 피해자를 낳은 사건이다. 당시 이들은 투자설명회를 열고 자금 1441억원을 이용해 728개의 차명 계좌를 만들었다. 또 통정매매를 이용해 루보 주가를 1185원에서 5만1400원까지 끌어올렸고 119억원의 이익을 챙겼다.

당시 루보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봤지만 대주주와 경영진들은 작전 기간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해 수혜를 입었다. 루보 사태가 일어나기 5개월 전만 해도 루보 주가는 1000원대였다. 하지만 작전으로 주가는 서서히 올랐고 이들은 2007년 3월 보유 지분을 1주당 7000원과 8000원에 매각했다. 이로 인해 루보의 전 대주주와 경영진이 받은 금액은 총 72억원.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더니 같은 해 10월에는 2000원대까지 폭락했다.

이번 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비교해보면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와 대주주들은 결탁한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며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라 대표는 지난 1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도 주가폭락에 따른 손실이 450억원이라고 주장하며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 폭락 사태의 배후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우키움그룹은 '다우데이타→다우기술→ 키움증권' 순으로 지배구조를 형성하는데 김 전 회장은 다우데이터의 2대 주주이면서 특수관계인이었다.

김 전 회장은 "주식 매도는 적법하게 진행됐고 관련 공시도 모두 이행했다"며 "주가조작 세력과 연계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라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기자회견에서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하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다우데이타 주식 매각 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대주주와 주가 조작 세력이 결탁되지 않은 사건의 경우 수사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증권법학회장을 지낸 강희주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아무래도 돈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자금을 추적하는 게 중요한데 진술이 상반되고 실제 자금 흐름도 끊기고 그러면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의 법조계 관계자 역시 "중요한 것은 주가 조작 일당이 시세조정에 관여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일당이 공모하지 않았다고 하면 아무래도 어느 시점에 이들이 매도 또는 매수하기로 했는지 알아내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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