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올해부터 사내근로복지기금을 175억원으로 늘렸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이란 근로자의 실질소득을 늘리고 근로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기업이익의 일부를 기금으로 출연해 복지사업에 사용하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법으로 강제하지 않아 모든 사업장에서 이 기금을 마련할 필요는 없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기아를 비롯해 주로 직원의 주택자금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기아 노사는 2019년 임단협에서 사측이 사내근로복지기금에 10억원을 출연하기로 합의했다. 이 당시에도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기아 노조)는 부분파업을 진행했고, 2019년 12월 기아의 월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했다.
기아 노조는 2022년 임단협 합의 이후에도 사측에 기금 확대를 꾸준히 요구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아의 호실적과 맞물려 결국 사측은 역대 최대 규모인 70억원의 출연금을 내기로 했다.
기아 노조는 이날 "조합원의 고충을 최대한 해소하고자 기존에 합의했던 사내근로복지기금 10억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판단했다"며 "수개월동안 사측을 압박해 추가 재원 마련을 요구했고, 그 결과 역대 최대 70억원 출연금을 포함한 총 175억원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역대 최대 기금을 마련한만큼 운용 방향도 수정했다. 가장 큰 변화는 근속·무주택 기간별 차등 지급 제도를 폐지하고 근속년수 2년 이상인 직원은 지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대출금액은 전세대출은 최대 5000만원, 주택대출은 최대 1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신입사원·신혼부부 직원도 규모는 크지 않지만 대출금을 지원받는다.
한편 기아 노조는 내달 임단협에서도 정년연장·성과급 인상 등을 사측으로부터 반드시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정년연장은 노조가 매년 요구했던 사안이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는데,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역대급 실적을 낸 만큼 정당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계산에서다.
기아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9% 늘어난 2조 874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9.1% 증가한 23조 690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05.3% 증가한 2조 1198억원이었다. 매출액·영업이익 등 수익성지표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률은 12.1%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9.5%)보다도 높다.
기아 노조 관계자는 "최대 성과에 걸맞은 최대 임금과 최대 성과급 쟁취를 최우선으로 올해 임금인상과 별도요구안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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