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 下, 下, 下!"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빚투' 1조 넘게 줄었다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서진욱 기자, 정혜윤 기자, 홍순빈 기자 | 2023.05.07 14:30

[SG發 셀럽 주식방 게이트]-100


'SG증권발 셀럽 주식방 게이트'의 여파로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수그러들고 있다. 신용공여 잔고가 지난달 말 20조원을 돌파했지만 무더기 하한가 사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대매매 규모는 역대급으로 커졌다. 결제일까지 갚지 못한 미수금도 급증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빚투 종목 단속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빚투 손실에 유의하라고 재차 조언한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공여 잔고는 18조9149억원이다. 지난달 24일 10개월 만에 최고치(20조4319억원)를 기록한 뒤 연일 감소세를 보인다.

시장별로는 코스닥이 9조8552억원이다. 주가 폭락 직전 10조5631억원이었던 것보다 7079억원 줄었다. 코스피 역시 같은 기간 8091억원 준 9조597억원을 기록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597억1900만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위탁매매 미수금 역시 5348억4300만원으로 하한가 사태 직전의 2.3배로 증가했다.

신용공여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 자금을 증권사로부터 빌려 아직 갚지 않은 돈을 의미한다. 유의할 것은 고점에 유입된 신용공여다.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의 돈을 빌려 투자한 경우 주가가 오르면 수익을 볼 수 있지만, 연일 하락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반대매매'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공여 잔고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4일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시작되면서다. 사태의 중심에는 투자자문사 라덕연 대표와 그 측근들이 있다. 일당은 투자자들을 조직적으로 유치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SG증권발 사태로 우려했던 반대매매가 현실화된 가운데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사태와 이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과열 주의보가 맞물려 투자자들의 투심을 위축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안한 증시 환경에서 빚투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기 자본보다 더 큰 금액을 운용할 기회이지만 반대로 손실도 그만큼 커질 수 있어서다. 그러면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주가조작 조직들도 많다고 짐작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빚투는 자기 자본에 비해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기회지만 반대로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투자는 개인의 선택인 만큼 주가 하락에 따른 피해도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조작을 하더라도 주가가 올라가면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가 폭락하고 나서야 밝혀지게 된다"며 "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투자자 개인의 신중함과 정부 차원에서의 사전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로 촉발된 불안을 잠재우고자 불공정거래 혐의 조사, 공시 확인 등을 진행하며 시장을 점검한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지난달 27일 주가조작 의혹 세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후 사안을 확대해 이와 관련된 불공정거래 조사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테마주 급등락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한 공시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시장 교란 요인이 몇 가지 의심되는 게 있다"며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등과도 다른 시장 교란 요인이 있을지 모르니 아주 면밀하게 대처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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