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덕연 VS 김익래…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주가조작 게이트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홍재영 기자, 김지은 기자, 정혜윤 기자, 서진욱 기자, 김창현 기자, 김진석 기자, 김도균 기자 | 2023.05.07 10:47

[SG發 셀럽 주식방 게이트]-98


주가 폭락 사태 이후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사이의 공방이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김 회장은 라 대표를 고소하는 한편 자신의 매매 내역도 공개했지만 증권가에선 김 회장의 주식 매도를 두고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다. 비판 여론이 줄지 않자 김 회장은 결국 사과하며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김 회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우키움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다우데이타 매각대금 605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그는 "매도 과정에서의 법적인 문제가 없더라도 이번 사태로 상실감을 준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앞선 3일 라 대표가 제기한 다우데이타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공매도 의혹은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라 대표가 주가조작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 측은 키움증권을 통해 매매한 잔고 및 거래 명세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달 24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에 대한 매매대금 605억4300만원을 자신의 키움증권 계좌로 입금받았다. 다우데이타 총 지분의 3.65% 정도이며 주당 4만3245원이다.

김 회장 측 관계자는 "국내 주식을 매매 시 매매일의 2영업일 후 결제가 되는데 이때 매매대금이 매도자에게 입금된다"며 "이 제도를 모를 리 없는 라 대표가 사실을 왜곡시켜 이런 주장을 하는 건 허위사실을 퍼뜨려 사건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달부터 다우데이타 블록딜이 진행된 것으로 외국계 증권사를 접촉해 절차를 진행했다"고 했다.

라 대표는 여러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태로 이익을 본 사람이 범인이며 김 회장을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했다. 다우데이타 주식 가격을 하락시키기 위해 키움증권이 인위적으로 반대매매를 실행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라 대표는 지난 1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도 주가폭락에 따른 손실이 450억원이라고 주장하며 "김 회장이 주가 폭락 사태의 배후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과 라 대표의 공방은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일 김 회장과 키움증권은 라 대표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건은 현재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배당됐고 경찰은 라 대표 수사를 시작했다.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 /사진=뉴스1(유튜브 채널).



다우데이타 폭락 미스테리…그 중심엔 김익래 회장?


김 회장은 지난해 6월23일부터 장내매수를 통해 다우데이타 주식을 샀다. 이후 같은해 9월26일까지 다우데이타 주식 총 3만4855주를 샀다. 김 회장이 주식 매입을 중단했을 당시 다우데이타의 주가는 1만3000원 선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올들어 다우데이타의 주가가 5만원 선까지 올라왔다.


블록딜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주가가 하한가를 맞으면서 논란이 점화됐다. 다우키움그룹 측에선 2021년 김 회장이 자녀들에게 총 200만주를 증여했는데 여기서 발생한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분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다우키움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갖고 있는 주식 200만주가 워낙 큰 금액이어서 일부 주식을 매각해 현금으로 증여하고자 했다"며 "현금 증여분에도 세금이 붙는데 이를 납부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지분을 증여하며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가 김 회장에서 ㈜이머니로 변경됐다. 지난해 다우데이타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다우데이타의 지분은 ㈜이머니(31.56%), 김 회장(26.66%), 장남 김동준(6.53%), 장녀 김진현(1.04%), 차녀 김진이(1.04%) 등으로 구성된다. ㈜이머니는 2003년 다우인터넷의 금융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면서 만들어진 회사로 최대주주는 김동준 씨다.

증권업계 안팎에선 김 회장의 지분 매각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일각에선 대주주가 자금 마련 목적으로 블록딜을 하는 건 일반적인 경우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블록딜에 나서는 시기가 공교롭게도 주가 폭락의 시기와 겹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다른 쪽에선 김 회장이 증권지주 회장으로 시장 상황을 모를리가 없는데 주가 폭락 직전 팔았다는 게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우키움그룹은) 증권회사를 갖고 있는 곳인데 몇 개월 간 (조정 없이) 주가가 오른 상황에 대해 당연히 내부적인 조사를 했을 것"이라며 "주가 폭락의 시작, 원인부터 명확히 밝혀내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는 '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으로 이어진다. 금융당국은 이번 폭락사태 진상 규명을 위해 키움증권에 대한 검사를 지난 3일부터 시작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위고하, 재산 유무, 사회적 위치 등과 무관하게 법과 원칙의 일관된 기준으로 신속·엄정 조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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