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뭇매' 카드사, 초라한 1분기 성적표…연체율 일제히 1%대↑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3.05.03 06:00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전업 카드사가 올해 1분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보다 당기순이익이 22.8% 감소하고 연체율도 일제히 1%대로 올랐다.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이 실적 악화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연체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은 것도 순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순익 최대 63% 급감...연체율 가장 양호 삼성카드도 1%대


2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총 당기순이익은 460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 순익인 5962억원보다 22.8%(1358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특히 하위권 카드사의 순익 감소가 두드러졌다. BC카드를 제외한 전업 카드사 중 총자산 규모가 제일 작은 하나카드는 작년 1분기 순익이 546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202억원으로 63.0%(344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의 순익도 860억원에서 460억원으로 46.5%(400억원) 줄었다. 총자산 기준 업계 3위인 KB국민카드도 순익이 1189억원에서 820억원으로 31.0%(369억원) 줄어들었다.

업계 1·2위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상대적으로 순익 감소폭이 적었다. 신한카드의 1분기 순익은 166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2%(92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삼성카드의 1분기 순익은 1455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9.5%(153억원) 감소했다.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연체율도 모두 1%대로 올랐다. 특히 우리카드와 신한카드의 연체율이 크게 상승했다.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0.79%에서 올해 1분기 1.35%로 0.56%p(포인트) 치솟았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연체율도 0.88%에서 1.37%로 0.49%p 올랐다. 나머지 카드사도 △삼성카드 0.7%→1.1% △KB국민카드 0.79%→1.19% △하나카드 0.97%→1.14% 등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나타났다.




"역대급 충당금이 실적 감소 원인…연체율 리스크 선제 대비"


/사진=뉴시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증가하면서 순익이 뒷걸음질 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채권을 발행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영업비용도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카드사의 채권 금리는 지난해 초 2%대에서 11월말 6%대로 3배 가까이 치솟았다. 최근 들어선 채권 금리가 3.9%대로 다시 낮아졌으나, 지난해말 발생한 조달비용이 올해 1분기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돈으로 실제 대출을 내주기까진 시차가 존재한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채무자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것도 카드사 성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연체율 증가로 카드사의 대손충당금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채무자로부터 카드론 등 대출을 회수할 수 없게 됐을 때를 대비해 충당금을 쌓는다. 충당금 전입액을 공시한 신한·삼성·KB국민·하나카드는 1분기에 총 6965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전년 동기 4290억원에 비해 62.7%(2685억원)나 충당금을 늘렸다. 순익이 가장 많이 감소한 하나카드는 충당금 전입액이 작년 1분기보다 174.8% 증가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영업 수익, 신규 회원 수 등 대부분의 영업 지표에선 긍정적인 수치가 나타났지만 조달비용 상승과 충당금 증가로 인해 순익은 크게 감소했다"며 "또 대부분의 카드사가 앞으로 연체율이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충당금 전입액을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연체율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 분기에 역대급으로 충당금을 많이 쌓았다"며 "충당금 증가가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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