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협력 본격화" 양국 재무장관, 7년 만에 만났다

머니투데이 송도(인천)=박광범 기자, 세종=유선일 기자 | 2023.05.03 05:51
[인천=뉴시스] 최진석 기자 = 추경호(왼쪽) 부총리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이 2일 오전 인천 송도 오크우드 프리미어 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시작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05.02.
한일 재무장관이 7년 만에 공식 석상에 마주 앉아 양국 경제 발전을 위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연내 일본에서 추가 한일 재무장관 회의도 개최하기로 했다.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선언한 한일 양국 '협의체 복원'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일 정상회의와 재무장관 회의를 거쳐 세부 협력 사업이 도출될 전망이다.


추경호 부총리 "양국 관계 새로운 전기 맞아"


[인천=뉴시스] 최진석 기자 = 추경호(오른쪽) 부총리가 2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6차 ADB 연차총회 한국세미나의 날'에서 아사카와 마사츠구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05.02.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2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ADB(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가졌다.

한일 재무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다양한 국제 및 역내 이슈에 있어 한국과 일본의 공조가 중요하고 이를 더욱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추 부총리는 한일 재무당국 간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며 "일본 측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복원이 조속히 완료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로 재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복원 시점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추 부총리는 "12년 만에 한일 정상 간 셔틀(번갈아 방문) 외교가 복원됐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G7 재무장관회의에 일본이 한국을 초청하는 등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런 협력을 앞으로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수출규제 정상화, 항공편 증편, 산업계 교류 재개 등 양국 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항공편 추가 증편, 고교생·유학생 등 미래세대 교류 확대 등을 통한 양국 인적 교류 회복, 민간·정부 차원의 대화채널 복원·확대를 보다 가속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양자·우주·바이오 등 신산업, 글로벌 수주시장 공동 진출, 저출산 고령화·기후변화 등 미래 대응과 같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민간·정부 차원의 파트너십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즈키 장관은 "한일 양국은 세계 경제와 지역 및 국제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이웃나라"라며 "특히 그중에서도 지정학적인 과제인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게 일본 입장으로 한일 양국이 협력해 나가며 함께 대처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지정학적 문제뿐 아니라 추 부총리가 말한 인적 교류, 과학적 기술 과제 협력 (문제)도 있다"며 "한일 간 많은 교류, 특히 재무당국 간 교류가 이뤄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일 양국 발전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일 재무장관 '7년 만의 만남'...한중일 3국 "협력 강화"


[도쿄=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3.03.16.
한일 재무장관 회담은 7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한일 재무장관 회담은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6년 2월 처음 시작됐다. 2016년 8월 당시 유일호 부총리와 아소 다로 일본 재무장관 간 만남을 끝으로 열리지 않았다.

이번 회담이 성사된 계기는 3월 일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이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간 셔틀 정상 외교를 12년 만에 복원했다. 이후 양국 재무당국은 회담 재개를 위한 물밑 협상을 벌여왔고 지난달 추 부총리와 스즈키 장관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만나 회담 재개를 결정했다.

이날 추 부총리와 스즈키 재무장관은 회의장에서 반갑게 인사하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스즈키 재무장관은 "제 생일이기도 했던 지난달 13일 워싱턴 D.C.에서 (추 부총리와) 천천히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며 회담 성사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양국 경제 협력 재개의 신호탄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로 재지정하는 작업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01년 시작된 한일 통화스와프는 양국 관계 악화로 2015년 완전히 중단됐다. 다만 이날 회담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관련 사안은 거론되지 않았다.

한일 양국 간 세부 경제 협력 방안은 조만간 한국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 연내 열기로 약속한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통해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통령실과 일본 외무성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7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는 일본을 넘어 한·중·일 3국 간 경제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한국의 중국 대상 수출 비중이 점차 줄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협력이 긴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하반기 경기 반등을 기대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도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주요 대상 국가별 수출액을 살펴보면 중국이 95억20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다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6.5% 줄었다. 수출액 규모별로 볼 때 중국에 이어 미국(91억8000만달러), 아세안(83억달러), EU(60억9000만달러) 순으로 많은 수출이 이뤄졌다.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날 회의에서 3국 간 교역 등 경제관계가 느슨해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며 경제 회복을 위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추 부총리는 "팬데믹 종식과 리오프닝 등의 새로운 전환기에 3국이 관광·인력·문화 교류 등 경제·민생 부문에서 협력을 확대해 경제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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