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외인 없이 한 달, SSG는 19살 대담한 루키를 얻었다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 2023.05.02 10:42
송영진./사진=SSG 랜더스
SSG 랜더스가 2023시즌을 외국인 선수 한 명 없이 치른 지 벌써 한 달이 됐다. 하지만 그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리그 2위(15승 9패)의 호성적도 이유지만, 고졸 신인 송영진(19)의 존재 덕분이다.

SSG는 시즌 초반부터 선발 로테이션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속 150㎞를 상회하는 빠른 직구로 기대받던 에니 로메로(32)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서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후 미국에서 재활을 선택했고 SSG는 현재 미국에 스카우트를 파견해 대체 외국인 투수를 물색 중이다. 4월 중순에는 에이스 김광현(35)마저 어깨 통증으로 열흘간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이때 김광현을 대신해 등판한 것이 송영진이었다.

대전고를 졸업한 송영진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SSG에 입단했다. 지명 당시 최고 151㎞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제구해 던질 줄 알아 미래의 에이스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스프링캠프 때부터 주목받았고 선발 로테이션의 이탈자가 생겼을 때 1순위로 언급됐다. 송영진이 김광현을 대신해 등판할 당시, 김원형 SSG 감독이 "송영진은 캠프 때도 로메로를 대신했고, 이번에도 투수 코치와 이야기해 대체 선발로 낙점했다"고 말할 정도로 짧은 기간에 신뢰를 얻었다.

그렇게 주어진 기회에서 송영진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줬다. 첫 선발 경기였던 4월 14일 인천 NC전에서 5이닝 3사사구(2볼넷 1몸에 맞는 볼) 7탈삼진 무실점 노히트 피칭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 신인 투수가 첫 선발 경기에서 승리를 따낸 첫 사례였다. 4월 26일 잠실 LG전에서는 6이닝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첫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2승을 달성했다.

송영진의 강점은 남들보다 긴 오른손 중지 덕분에 만들어지는 변화무쌍한 직구다. 투구 방법이나 구속은 비슷하지만, 던질 때마다 직구 무브먼트가 달라진다. 그 때문에 투구 분석표에도 포심 패스트볼, 커터, 투심 패스트볼 등이 다양하게 적힌다. 김원형 감독은 송영진의 잇따른 호투 비결로 "포심 패스트볼 구위와 공 끝 무브먼트가 좋다. 자연적으로 커터성 움직임이 생기는데 낮게 던지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송영진./사진=SSG 랜더스
까다로운 커터성 직구도 매력적이지만, 신인임에도 흔들리지 않는 막내의 대담함은 기특하기만 하다. 김원형 감독에 따르면 송영진은 주위 상황에는 신경 쓰지 않고 마운드에서 타자와 승부만 신경 쓰는 스타일이다. 그는 "(송)영진이 예쁘잖아요"라며 "막둥이 나이이기도 하다. 아직 조심스럽지만, 저런 성향의 투수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해야 할 걸 찾아서 하고 캠프 때도 야간 훈련이 없었는데 알아서 잘했다. 선배들도 인정한다"고 칭찬했다.

최근 몇 년간 SSG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한 외국인 선수를 대체한 유망주들이 잠재력을 터트리는 좋은 흐름이 생겼다. 2021년 오원석(22·2020년 1차 지명)은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한 아티 르위키(31)를 대신해 선발 기회를 받았고, 차세대 좌완 에이스 후보로 성장했다. 2022년에는 전의산(23·2020년 2차 1R)이 부진한 케빈 크론(30)을 대신해 1루로 나서 맹활약했다.

송영진은 동기 이로운(19·2023년 1R)과 함께 그다음 차례가 될 충분한 잠재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김원형 감독은 지난 달 27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휴식 차원에서 송영진을 1군에서 제외한 뒤 "잘하고 있는데 굳이 건드리지 않으려고 한다. 시범경기 때 빠른 변화구가 없어 카운트 잡을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요즘 마운드에서 잘 잡고 있다"면서 "잘할 때 관리해주려 한다. 1군 말소이지만, 선수단과 동행은 한다. 휴식을 준 뒤 일요일 경기(7일 고척 키움전)에 내려고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김원형 SSG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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