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주강국의 첫 걸음, 우주항공청 설립

머니투데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 2023.05.02 06:09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사진제공=과기정통부
최근 달 표면의 유리 물질로부터 물을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우주개발의 난제였던 물과 에너지 자원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현상을 태양계의 다른 위성에서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면 우주개발과 산업화로 이어지는 '우주경제 시대'가 가까운 미래에 본격화될 것이다.

우리는 지난해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의 2차 시험발사 성공과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인 다누리를 임무 궤도에 진입시키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룩했다. 또 민간에서도 우주발사체 시험발사에 성공하는 등 기술적 도약과 함께 민간 우주시대의 개막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과 비교하면 기술력은 60~70% 수준, 산업 규모는 세계시장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선진국과의 격차를 극복하고 뉴스페이스 시대를 주도하는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새로운 거버넌스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 각국은 이미 전담 국가기관을 설립하고 뉴스페이스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우주항공 분야를 선도하는 미국은 1958년에 국가항공우주청(NASA)을 설립했으며, 유럽우주청(ESA)도 1964년에 설립됐다. 글로벌 우주경쟁 시대에 대비하는 추세는 최근 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특히 신흥국 중심으로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다. 그 예로 2014년 폴란드·아랍에미리트, 2016년 뉴질랜드, 2018년 호주, 2019년 이집트·필리핀·터키 등이 전담 국가기관을 설립했고, 가장 최근인 올해 3월 7일에는 스페인우주청(AEE)이 공식 출범했다. 스페인 정부는 부처에 흩어진 우주 정책을 AEE로 통합했으며, 올해 예산으로 7억유로(한화 약 1조원) 배정했다. 이렇듯 우주경제 시대의 주도권 확보 경쟁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전 세계적 현상이 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우주항공에 대한 관심과 응원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3월에 실시된 우주항공청 설립 관련 설문조사에 의하면, 국민 10명 중 8명이 설립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이는 대한민국이 하루빨리 우주항공 강국으로 도약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적 염원에 부응하기 위해 정부는 각계각층의 폭넓은 의견을 반영하고 우주항공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성과 유연성을 확보해 국가기관의 혁신모델이 될 수 있도록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마련했다.

우주항공청의 설립은 우주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 뉴스페이스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다. 정부는 지난해 '우주경제 비전'에 이어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통해 우주 강국을 향한 꿈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토대로 달·화성 탐사, 우주기술 강국 도약, 우주산업 육성, 우주인재 양성 및 우주항공 거버넌스 강화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과업을 모아 지난해 12월 제4차 우주개발기본계획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우주항공청의 설립을 통해 이러한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며, 우리나라 우주항공 역량을 한 차원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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