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채널숨'을 소유한 케이블업체 대표이사가 A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프로 골퍼 출신으로 골프업체 대표와 동일 인물이다. 채널숨은 명상, 영상 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케이블채널로 2018년 8월 설립됐다.
A씨는 강남에 4~5곳의 골프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투자자 모집을 담당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금융·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금융·수사당국은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골프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골프업체 사내이사로 재직한 라덕연 회장과 B씨도 케이블업체 이사로 등재됐다. B씨는 주가조작 투자자문 의혹을 받는 H컨설팅업체 대표이사다. 라 회장과 A씨, B씨가 케이블업체 이사로 취임한 시점은 지난해 10월 26일이다.
이들이 케이블업체 이사로 등재된 직후 가수 C씨와 전속계약이 이뤄진다. 케이블업체는 계약금으로 C씨에게 1억원을 주는 대신, 계약금을 회사에서 관리하는 조건이었다.
계약 체결 시점에 케이블업체 관계자가 가수 임창정의 연예기획사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는 게 C씨 주장이다. C씨는 계약금 외에 4000만원을 추가로 케이블업체에 맡겼다. 임창정과 마찬가지로 주식계좌 관리는 케이블업체가 담당했다.
한편 임창정이 라 회장 등과 만난 시점은 지난해 11월이다. 지인 소개로 만남이 이뤄졌다. 라 회장, A씨, B씨가 케이블업체 이사로 취임한 이후다. 임창정은 자신의 연예기획사 지분 일부를 50억원에 파는 대신, 이들에게 30억원을 재투자하는 조건을 수용했다. 임창정은 자신과 부인의 주식계좌에 15억원씩 넣고, 주가조작 일당에게 신분증을 맡겨 대리 투자하도록 했다. 이들은 신용융자 방식으로 84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임창정의 투자금은 한 달 반 만에 58억원으로 불어나기도 했지만, 최근 폭락으로 60억원에 달하는 빚을 졌다.
라 회장 등은 채널숨을 내세워 골프 예능 등 콘텐츠 협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창정은 이들과 함께 미국과 일본 골프장을 다녀왔고, 골프업체의 강남 연습장에서는 영상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를 만드는 공사가 진행됐다.
임창정은 27일 입장문에서 "케이블방송 채널, 프랜차이즈 관련 IT기업, 드라마 제작사 등 다양한 IP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추진하는 사업과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이들이 소유한 IP들 중 케이블 채널 에서 방영할 콘텐츠를 함께 기획하고 첫 녹화를 마치고, 골프 예능 촬영 장소인 일본과 미국 골프장을 답사하는 등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된다고 믿고 있었다"고 밝혔다.
본지는 A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라 회장은 전날 KBS 인터뷰에서 미등록 투자일임 사실은 인정했으나 통정거래 의혹은 부인했다. 그는 "제가 일부 계좌들을 맡아서 매매한 건 사실이다. 일임업 인가를 받지 않고 남의 계좌를 운영해 준 건 제가 잘못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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