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이 버거운 당신, 유닛으로 즐겨보시겠습니까?'
세븐틴의 멤버는 13명이다. 그룹명이 세븐틴인데 멤버가 17명이 아니라는 사실에 한번 놀라고 줄여도 13명이나 된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란다. 세븐틴 팬이나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멤버들의 얼굴과 이름을 매칭하는 것도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이 멤버의 매력이 무엇인지는 더더욱 알기 어렵다.
다행인 것은 세븐틴의 멤버들을 세 개의 유닛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븐틴이라는 팀명도 13명의 멤버와 3개의 유닛, 하나의 팀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세븐틴은 매 앨범 유닛곡을 앨범에 싣고 있으며 신보 'FML'에도 세 유닛의 유닛곡이 수록됐다. 각각의 수록곡을 들어보면 이들이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성과 특징을 쉽게 알 수 있다. 한 번에 13명의 멤버를 모두 품으려는 것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유닛을 먼저 정한 뒤 다른 멤버로 애정을 확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힙합팀(에스쿱스, 원우, 민규, 버논) - 'Fire'
힙합 유닛의 열정과 에너지를 에스쿱스, 원우, 민규, 버논 네 명의 멤버가 각기 다른 시각으로 풀어낸 곡이다. 서아프리카 지방에서 시작해 전세계로 뻗어나간 아프로 비츠를 기반으로 'FIRE'라는 보컬 찹이 주제를 각인시킨다.
"차려진 식탁 첫술로 싹 다 다시 잡아 기강"
"부정을 부정 필승 Yes I Can Now"
"10년 전으로 돌아가도 난 또 오를 자신 있어"
"머릿속 퍼즐 조각 채워놓고 감상 대작"
네 멤버가 랩을 뱉어내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곡을 관통하는 주제는 동일하다. 불(FIRE)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자신감 넘치는 힙합 팀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퍼포먼스팀(준, 호시, 디에잇, 디노) - 'I Don't Understand But I Luv U'
지난해 발매한 디지털 싱글 'Darl+ing' 발매 당일 기념 라이브 방송에서 한 외국 팬의 댓글에 감명을 받은 호시가 메인 프로듀서들에게 부탁해 탄생한 제목의 곡이다. 글로벌 그룹으로 도약한 세븐틴의 외국 팬덤에게 더욱 뜻깊은 의미를 지닌다.
"다른 언어와 다른 시간도 이해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말 Yeh 우리 둘만 아는 모습으로 충분해"
"알잖아 우리 사이엔 말보다 더 중요한 게 있잖아"
기타 루프를 기반으로 한 슬로 잼 특유의 리듬과 사운드가 더해졌다. 비트 하나하나에 동작을 맞춰넣는 스타일의 퍼포먼스보다는 유연한 비트에 맞춘 느린 템포의 퍼포먼스가 기대된다.
보컬팀(정한, 조슈아, 우지, 도겸, 승관) - '먼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사운드와 떠난 사람을 추억하는 가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세븐틴만의 애니메이션 감성이 담긴 곡이며 일부에서는 한국 청춘 드라마 OST 같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너의 계절 재킷 그 위로 쌓인 마음이 뭔지"
"너의 증명사진 그 위로 쌓인 마음이 뭔지"
"너의 향기 묻어있는 쓰리디쓰린 그리움의 먼지"
떠난 사람을 추억하는 마음을 먼지라는 소재의 언어유희를 통해 재치 있게 풀어냈다. 멤버들의 아름다운 미성과 달리 추억이라는 소재를 묵직하게 풀어내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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