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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조건 6가지' 너무 많은데…"세금 투입되는 만큼 명확한 기준 필요"━
조건 6가지에 모두 해당해야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문턱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필요한 조치로 본다. 문턱이 너무 낮으면 집값 하락에 따라 나타나는 역전세 사례도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어 정작 도움이 필요한 전세사기 피해자는 구제를 못 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세금을 투입해 전세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만큼 명확한 경계는 필요하다고 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문턱이 높다고 느낄 수는 있지만 명확한 경계가 없어 무분별하게 지원해주면, 전세사기 피해자는 대상에서 빠지고 역전세 임차인이 구제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역전세는 시장가격 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반면 전세사기는 타인의 재산을 편취하려는 의도로 행해지는 범죄"라며 "역전세와 전세사기는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단순히 온정주의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법적 안정성 등을 고려해 지원 기준을 분명히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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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할 수 있는 건 다 내놨다"…화곡동 피해 구제 길 열려━
정부의 지원대책에 피해자들이 요구한 보증금 채권 공공매입은 빠졌으나, 주거 안정성을 중점으로 가능한 대책은 모두 내놨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 팀장은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보증금을 날릴 위험에 놓였다는 점, 거주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 2가지다"라며 "보증금 대책까지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주거 안정성을 위한 대책은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모두 내놓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조세채권 안분도 포함돼 강서구 화곡동 피해자들은 대부분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화곡동 빌라왕의 경우 자기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는 '무자본 갭투자'로 빌라 1139가구를 보유해 종합부동산세로 60억여원을 체납한 상태다. 법원은 경매를 진행해도 세금을 메울 수 없다고 보고 '무잉여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화곡동 피해자들은 경매가 진행될 수 있도록 세금체납액을 개별 주택별로 나눠 달라고 요구해왔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조세채권 안분이 특별법에 포함돼 화곡동 피해 사례는 구제받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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