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北에 담배 판 혐의" …영국 BAT, 美서 8500억원 벌금 철퇴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3.04.26 07:23

美 법무부 단일 건 기준 역대 최대 대북제재 위반 벌금…
"싱가포르 페이퍼컴퍼니 통해 北에 담배 제품 수출"

/로이터=뉴스1

영국 기반 담배 제조업체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가 미국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8500억원 이상의 벌금 철퇴를 맞았다. 미 법무부의 대북 제재 위반 관련 단일 건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의 벌금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BAT는 이날 자회사의 미국 대북 제재 위반 혐의를 인정하고 미국 당국에 6억3500만달러(약 8521억7000만원) 이상의 벌금 지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영국 10대 기업 중 하나인 BAT는 세계 2위 담배 제조업체로 던힐, 럭키스트라이크, 펠멜 등 주요 담배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BAT가 지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의 대북 제재를 회피하며 북한에서 위법 사업 활동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BAT와 자회사가 싱가포르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고 북한에 담배 제품을 판매하며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지난 2010년 FT는 "북한이 BAT 담배 제품을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BAT는 북한에 대한 수출을 중단했다고 밝혔지만, 그 이후에도 북한에 계속해서 담배를 판매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BAT는 이날 성명에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과 관련된 사업 활동에 대한 조사 문제를 해결하고자 미 법무부,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과 합의에 도달했다"며 "미 당국에 지불해야 할 총금액은 6억3524만1388달러에 이자를 더한 금액"이라고 전했다.


/노동신문=뉴스1

매슈 올슨 미 법무부 국가안보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BAT의 경우) 법무부 역사상 단일 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북 제재 벌금"이라며 "이는 미국의 제재를 위반할 경우 치러야 할 대가에 대한 최신 경고"라고 말했다. 올슨 차관보는 BAT가 자회사를 통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고, 북한에 담배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며 "2007년과 2017년 사이에 자회사의 제3자 회사가 북한에 담배 제품을 판매했고 이를 통해 약 4억2800만달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북한 은행가 심현섭, 중국인 조력자 친궈밍과 한린린 등 3명이 BAT의 잎담배를 구매해 북한에 넘겼다. 이들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북한군이 소유한 국영 담배제조업체를 위해 BAT 잎담배를 구매했다. 또 문서 위조를 통해 미국 은행을 속이는 방식으로 최소 310회 이상의 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담배제조업체는 BAT 잎담배로 약 7억달러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BAT 성명에 따르면 BAT는 미 법무부와는 기소유예 합의(DPA)를, OFAC와는 민사 합의를, BAT의 싱가포르 페이퍼컴퍼니는 법무부와 양형 합의를 체결했다. 잭 보올스 BAT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우리는 이런 합의를 끌어낸 과거 사업 활동에서 발생한 위법 행위를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회사가 미국 제재 준수 프로그램을 개선했고, 합의의 일환으로 다른 변경 사항도 적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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