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IMF 표류기 결말..24년 만에 새 주인 한화 만났다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 2023.04.27 11:33

대우조선해양의 새 주인 찾기가 마침내 마침표를 찍게 됐다. 무려 24년 만이다. 1999년 대우그룹 해체로 시작된 대우조선해양의 채권단 체제가 세기를 건너뛰어 마무리됐다. 글로벌 해상시장 슈퍼사이클 진입과 한화그룹 편입을 계기로 성장 모멘텀이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를 끝으로 8개 심사국 모두가 양사의 결합을 허가함에 따라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확정됐다. 채권단과의 지분 인수 작업과 이사회·임시주총 등을 거치면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 계열사로 최종 편입되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이 새 주인을 만난 것은 IMF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1999년 대우그룹 해체 과정에서 대우중공업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며 채권단 관리가 시작됐다. 이후 대우중공업 사업부별 매각과 법인 청산을 위한 분할이 이뤄졌다. 이때 분할된 대우종합기계는 두산·HD현대 등 거듭 새 주인을 만났지만, 대우조선공업은 대우조선해양으로 사명만 바뀌었을 뿐이었다.

산업은행이 2008년 1차 매각 시도는 한화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촉발로 무산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제 선박 시장이 위축했고 2~4차 매각 시도도 모두 불발된다. 2019년 현대중공업그룹(현·HD현대)이 나섰지만,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서의 과점을 우려한 EU의 반대로 또 무위로 돌아갔다. 이어 진행된 6차 매각 시도에서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품기로 결정하며 대우조선해양의 새 주인 찾기는 24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이 새 주인이 생겼다는 점은 매각 이상의 의미가 있다. 채권단 관리 아래 취임한 주요 경영진은 단기 성과에 급급해 중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저가 수주 등 부정적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고 수익성은 급락했다. 지역경제 붕괴를 우려해 지속해서 혈세가 투입되던 상황에서 2015년 수조원대 분식회계 사태까지 터지자, 업계는 책임감 있는 리더십 부재가 근본적 원인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업계가 이번 한화의 인수에 기대감을 갖는 이유다.

한화그룹에 편입되면서 대우조선해양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대우 사명을 버리고 '한화오션'이라는 새 브랜드를 띄우는 작업을 시작으로, 회사의 상징이던 하늘색에서 한화 특유의 오렌지색이 CI·유니폼 등에 적용된다. 회사가 장시간 허리띠를 졸라맨 탓에 장시간 동결했던 임금체계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단순히 조선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이를 활용해 글로벌 사업 확장을 꿈꾸는 만큼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호황과 침체를 거듭하던 글로벌 선박 시장이 해상 환경 규제가 강화로 인해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친환경 선박의 지속적인 수요 확대로 높은 기술력을 갖춘 대우조선해양의 실적도 거듭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화그룹에 편입돼 다양한 신규 사업을 펼친다면 회사 경쟁력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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