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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잔고 20조 돌파…반대매매 우려↑━
빚투가 늘어나기 시작한 건 지난해 조정을 겪던 국내 증시가 올해 초부터 반등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특히 개인 투자자 비율이 높은 코스닥시장에서 크게 늘었다. 연초 7조7568억원이던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조7002억원 늘어난 10조4618억원 기록했다. 증가분 면에서 코스피시장(1조502억원)보다 2배 크다.
주의할 점은 고점에 유입된 신용거래융자다.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의 돈을 빌려 투자한 경우 주가가 오르면 수익을 볼 수 있지만, 연일 하락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반대매매'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신용융자금. 즉, 빚을 내서 투자한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로 청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수 하락으로 주식 가치 평가액이 담보 유지 비율(140%) 아래로 내려가면 전날 종가의 하한가로 강제 매도한다. 하한가로 주문이 들어가는 만큼 주가 하락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이는 또다시 반대매매로 이어져 악순환의 고리를 이어가게 된다.
이날 장중 갑작스러운 하락을 보인 종목이 속출하며 반대매매에 대한 걱정이 짙어졌다. 코스피시장에서 삼천리, 서울가스, 다올투자증권, 세방 등이 나란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제주반도체 등이 크게 내렸다. 해당 종목들은 신용거래 잔고비율 상위(20위권 내) 종목들로 장 초반 약세를 보였지만 대량 매도가 발생하자 빠르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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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나선 금융당국·증권가…"위험성 기억해야"━
금융당국도 빚투 과열 양상을 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14곳, 금투협과 함께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신용융자 이자율,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대차거래 수수료 체계를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이지 않은 증시 환경에서 빚투를 자제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단기간 주가 상승을 통해 자기 자본에 비해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상승하지 않으면 손실 위험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빚투는 자기 자본 이상을 운용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위험 부담도 크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투자는 개인의 선택인 만큼 주가 하락에 따른 피해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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