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는 폭스바겐 ID.4 2023년식 전 트림을 7500달러(약 1000만원) 세액 공제 혜택(보조금 지급) 대상 차종으로 추가했다. ID.4는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생산한다.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다. 세부지침에서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라고 하더라도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시 3750달러(약 500만원) △미국이나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의 40% 이상 사용시 3750달러를 각각 지급하도록 했다.
이같은 발표에 전 세계적으로 폭스바겐그룹과 경쟁 중인 현대차그룹에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많았다. 폭스바겐 전기차 핵심 차종은 ID.3, ID.4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와 차급과 가격대가 유사했다. 국내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 준중형 전기 SUV EQA와 더불어 아이오닉5의 대항마로 꼽혔다.
이미 아이오닉5와 EV6 미국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보조금 명단에서 제외된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1분기 각각 7592대, 6242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6.3%, 30.8%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니로 EV의 부진이 컸다.
반면 같은 기간 ID.4는 작년 대비 254% 증가한 9758대가 판매됐다. 테슬라 모델Y, 모델3, 쉐보레 볼트 EV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이 팔린 차종이다. ID.4 2023년식의 미국 권장소비자가격(MSRP)은 약 4만5000달러(약 6000만원)로 약 4만3000달러(약 5700만원)인 아이오닉5보다 비싸지만 보조금을 받아 가격 경쟁력이 더 높아졌다. 게다가 미국 현지 생산으로 국내보다 차량 공급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은 당장 뾰족한 수가 없다고 본다. 일각에선 IRA 전기차 보조금만큼 딜러 인센티브(할인)를 제공하는 대응 방안이 언급되지만 이는 현대차그룹의 호실적을 지탱했던 '제값받고 팔기' 정책이 흔들리게 된다는 반박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IRA 보조금을 우회해서 받을 수 있는 상업용 전기차 판매 비중을 높이겠단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는 한 두달만에 해결될 수 없다"며 "미국 앨러배마 주에서 생산되는 제네시스 GV70 전동화모델은 ID.4의 경쟁 모델도 아니고 많이 팔리는 차급·가격대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 ID.4는 오는 6월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가 지급하는 국고보조금 680만원 전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많다. 폭스바겐코리아는 ID.4의 예상가격을 △Pro 5990만원 △Pro Lite 5690만원이라고 밝히면서 "4000만원 후반대에서 5000만원 초반대의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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