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의존도 낮췄더니... '고공행진' 하이브, 어디까지?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 2023.04.23 13:51

[종목대해부] 하이브

편집자주 |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방탄소년단(BTS) 단체활동 중단으로 우려의 시선을 받았던 하이브가 재도약 중이다. '멀티 레이블' 체제와 함께 IP(지식재산) 쏠림 현상이 해소되면서다.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뉴진스, 르세라핌 등이 잇달아 성공하면서 음반, 공연 매출이 모두 크게 성장했다.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Weverse) 파이프라인의 확대 기대감까지 겹치며 실적 고성장 전망이 나온다. 최근 주가도 급등세를 보인다.


탄탄한 실적 개선…이달 들어 주가 순항


21일 코스피 시장에서 하이브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000원(-2.72%) 내린 25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 약세와 함께 매물이 출회됐지만 하이브 주가는 이달 들어 빠르게 반등 중이다. 소속 아티스트 지민이 한국 솔로 가수 중 처음으로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성공을 거둔 것이 급등세의 계기가 됐다. 현 주가는 4월3일 종가(18만4000원) 대비 약 36% 상승했다. 1년래 최고 수준(28만1500원)에 근접했다.

하이브는 올해 초 에스엠(SM) 인수전 참전으로 주가 변동성을 겪었지만 인수전이 일단락 되고 고성장 기대감이 퍼지며 랠리를 시작했다.

최근 3년간 하이브의 실적은 뚜렷한 증가세다. 매출은 2020년 7963억원, 2021년 1조2559억원, 2022년 1조7762억원으로 점증했다. 영업익도 같은 기간 1455억원, 1902억원, 2369억원으로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이브의 매출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음악 엔터테인먼트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수익원인 음반이다. 하이브의 지난해 음반 매출액은 5519억원으로 전체 매출 내 비중은 약 31%다. 공식상품(MD) 및 라이선싱, 콘텐츠 매출이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공연시장 재활성화…실적 개선 기대


지난해 매출에서 가장 눈여겨 볼 점은 음악 엔터사의 또 다른 기본 수익원인 공연 매출의 큰 폭 증가다. 2021년 공연 매출액은 약 45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61%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공연 매출액은 2582억원가량으로 전체 매출의 14.54% 수준까지 늘었다. 이는 코로나19(COVID-19)로 위축돼 있던 공연 시장이 다시 활성화 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공연 매출도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TXT는 이미 21회 월드 투어를 시작했고 BTS 슈가의 단독 콘서트도 이달 말부터 예정돼 있다"며 "르세라핌도 5월 정규 앨범 발매 이후 월드 투어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올해 하이브의 공연 매출액이 3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TXT, 슈가 등이 투어를 통해 공연 규모와 티켓 가격 측면에서 양질의 매출 성장이 가능한 미국 공연을 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티켓 리셀이 가능한 미국에서 '액티브 프라이싱 시스템'을 통해 티켓 총매출도 늘리고 있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액티브 프라이싱 시스템이란 1차 티켓 오픈 때 티켓 판매분의 약 10% 수량을 공식 가격으로 판매하지 않고 남겨뒀다가, 리셀 가격이 형성되면 이보다 소폭 낮은 가격으로 공식 판매자가 남겨둔 10% 수량을 2차 판매하는 것"이라며 "과거 리셀러들이 누리던 티켓 차익 거래 이익을 하이브가 직접 누릴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멀티 레이블' 체제…신/구 IP 조화로 수익성 안정화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음반 매출이 꾸준하고 견조하게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IP들의 조화 덕분이다. '멀티레이블' 체제를 통해 약점으로 지적 받던 BTS 중심의 구조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TXT, 뉴진스 등의 신규 IP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매출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키맨 중심의 강한 기획력을 기반으로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다수의 레이블을 확보했다"며 "이에 규칙적인 신보 발매가 담보될 뿐 아니라 적중률(Hit Ratio)까지 강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은 348만2598장의 판매고를 올린 BTS의 'Proof'였다. 세븐틴 4집 'Face the Sun'이 286만7353장으로 3위에 올랐다. TXT의 'minisode 2: Thursday`s Child'가 180만6679장으로 7위를 기록하며 기존, 신규 IP의 조화를 보여줬다.

특히 올해 들어와서는 신규 IP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올해 1월 TXT(이름의 장: TEMPTATION)와 뉴진스('OMG')가 나란히 판매량 1,2위를 차지했다. 2월에는 세븐틴 부석순 싱글 앨범이 2위에 올랐다. 3월에는 지민 싱글 앨범 'FACE'가 2위를 차지했다.

올 2분기 다양한 레이블의 아티스트가 신보를 발매하고 공연 매출까지 겹치며 분기 최대 영업익 달성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 2분기 주요 활동 계획으로는 BTS 슈가 앨범 및 월드 투어, 세븐틴 앨범 및 일본 돔 팬미팅, TXT 월드 투어, 르세라핌과 엔하이픈 앨범 컴백 등으로 파악된다"며 "2분기 음반은 824만장(전년 동기 대비 -14.1%), 공연은 78만명(+138.6%)으로 예상되고, 분기 최대 매출(6106억원) 및 분기 최대 영업이익(965억원)을 모두 경신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엔터 업종 새 먹거리 '플랫폼'…위버스 증익 기대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하이브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하이브가 운영하는 팬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도 올해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2분기 중 해외와 SM 소속 아티스트들이 위버스 내 입점하게 될 것으로 보이면서 아티스트 풀(Pool)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강화 가능성이 있다.

위버스는 아직 전면 유료화되지 않아 증권가는 이용자 규모를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로 평가 중이다. MAU는 향후 유료 구독자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 수요로, 채팅서비스 등 도입 시 실적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위버스의 MAU는 840만 명 규모다. 현재 1000만명에 가깝다는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MAU 전체가 유료 구독자 수로 이어질 수는 없는 만큼 이를 기준으로 수익성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위버스의 유료 구독자 규모가 "100만명을 넘기는 수준 정도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엔터 업종의 새 수익 모델인 플랫폼의 활성화와 이를 통한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유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차유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트래픽을 수익으로 바꾸는 시작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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