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방 "푸틴, 세계 평화에 공헌"…미공개 영상 중국서 퍼졌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3.04.18 17:30

러 순방서 가진 '푸틴 회담' 모두발언 영상 유출…
"양국 관영매체 보도에선 언급되지 않은 내용"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국방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 모두발언에서 푸틴 대통령이 "세계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사진=중국 넷이즈의 동영상 플랫폼 갈무리

지난 16일(현지시간)부터 러시아를 방문 중인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국방부 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세계 평화 촉진" 찬사를 전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중립의 입장을 유지하며 종전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던 중국이 전쟁을 일으킨 푸틴 대통령을 '세계 평화 촉진자'로 치켜세운 것이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넷이즈의 동영상 플랫폼에 지난 16일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진행된 푸틴 대통령과 리 부장,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의 회담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동영상은 17초짜리 짧은 분량으로 리 부장의 모두 발언 내용이 담겼다.

영상 속 리 부장은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민의 깊은 사랑을 받는 탁월한 국가 지도자이며, 러시아의 발전과 부흥을 이끄는 데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푸틴 대통령이 "세계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공헌을 했다"며 "이에 대통령님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 영상은 17일 오전 11시 27분경 8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A군은 세상은 본다'(小A看世界)라는 계정에 올라왔다. 블룸버그는 "영상의 출처가 분명하다. 하지만 영상 속 리 부장의 발언은 앞서 중국 관영 언론의 관련 보도에는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중국 국방부에 해당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지만, 즉각적인 응답은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왼쪽)과 회담하고 있다. 가운데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 /AP=뉴시스
중국중앙(CC)TV는 리 부장이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서 "중국이 양국 군 간의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만 전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회담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관계를 강조하며 양국 군대 간 유대를 칭찬했다고 보도했다. 또 극동과 유럽에서의 양국 공동 작전뿐만 아니라 정보 교환도 강조하며 현재 양국의 관계가 냉전 시대를 능가할 정도로 가깝다고 평가했다고도 전했다.

리 부장은 쇼이구 장관의 초청으로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일정으로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군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16일에는 푸틴 대통령을 '깜짝' 예방하며 중국·러시아 간 군사협력 강화와 무제한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중국 국방부는 리 부장의 러시아 순방을 예고하면서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은 언급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리 부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이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에 이은 전쟁 발발 후 중국 국방장관의 첫 방문이라며 "중국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의 최대 지지국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 시 주석이 지난달 러시아 국빈 방문에서 우크라이나 분쟁 종식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는 단 한 차례도 나누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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