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매출 25조 돌파에도 목표주가 '하향'… 경고등 켜진 이유는?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3.04.17 05:30

대표이사 부재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KT 주가에 경고등이 켜졌다. 대표 교체기에 휘몰아친 외풍에 시달리는 데다 이동전화매출액 성장 정체와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어닝쇼크가 예상돼서다. KT는 지난해 상장 이래 처음으로 매출 25조원을 넘겼지만 올해 전망은 어둡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KT는 전날 대비 300원(0.99%) 오른 3만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KT는 올해 들어 주가가 꾸준히 하락해 연초 고점(3만6600원) 대비 16% 빠졌다. 대표이사 공백 상태로 정기 주주총회가 개최된 지난달 31일에는 장중 2만88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KT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25조6500억원, 영업이익은 1% 증가한 1조6901억원으로 집계됐다. KT가 연간 매출 25조원을 넘어선 건 1998년 상장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매출은 시장전망치를 상회했고, 영업이익은 소폭 하회했다.

올해 실적 전망은 좋지 않다. 하나증권은 KT의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하락한 4904억원, 본사 영업이익이 9% 하락한 3914억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연결 영업이익 5564억원)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 쇼크'일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대표이사 리스크와 1분기 실적 부진 우려에 따라 KT의 목표주가를 부정적으로 전망한다.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분석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6곳 가운데 DB금융투자, 대신증권, IBK투자증권, 흥국증권, NH투자증권 등 5곳은 KT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주)케이티 제4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주주확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KT가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되며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점이 목표주가가 하락한 핵심 요인이다. 대표 공백 상태에선 구현모 전 대표이사 체제에서 시행됐던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 전략을 대체할 새로운 전략이 없는데다 신사업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어서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이사회 구성, 대표 추천 위원회 수립 및 추천, 주주총회 승인 등의 물리적 절차들을 감안하면 새로운 CEO 선임에는 적어도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ICT 환경 하에서 경영 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극대화는 기업가치에 있어 매우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도 "계획대로 진행되면 CEO 선임까지 두 번의 임시주총이 필요해 약 5개월이 소요된다"며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당장 실적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으나 IDC, 콘텐츠, 5G-Advanced 등 신사업 관련 의사결정은 다소 지연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중 축소를 제안하며 "올해는 통신 3사 중 KT가 가장 부진한 주가 성과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탑라인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으로 전기료를 포함한 대다수의 영업비용이 급증세"라며 "MNO(이동통신) 가입자가 감소함과 동시에 이동전화매출액 성장 폭이 둔화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자회사를 제외한 모든 자회사에서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점도 목표주가 하향 원인이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룹사 중 BC카드는 자체 카드의 마케팅 확대와 인센티브 지급으로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광고 경기 침체로 나스미디어 및 스카이라이프도 탑라인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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