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나를 밟고 넘어가서 지도력을 회복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시장은 "어젠 기쁜 일도 있었고 불쾌한 일도 있었다"라며 "앞으로 대구미래 50년 사업의 출발점이 될 통합신공항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스스로 이사야라고 칭송한 욕설 극우목사나 끼고 돌면서 거꾸로 나를 배제한 김기현 대표의 엉뚱한 화풀이도 봤다"고 했다.
다만 홍 시장은 김 대표와의 불화가 당내 갈등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듯 "당과의 문제가 아니라 특정 개인 한 사람과의 문제에 불과하다"면서 "어제 있었던 기분 나쁜 일은 불쾌한 과거로 묻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전날(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 협의 후 홍 시장을 상임고문에서 해촉했다. 김 대표는 해촉 배경에 대해 "상임고문의 경우 현직 정치인으로 활동하거나 지자체장 활동하거나 이런 분이 안 계신 것이 관례"라며 "그에 맞춰 정상화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정치활동을 하는 홍 시장이 관례 상 은퇴한 원로를 예우하는 자리인 상임고문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명분이지만 실제론 최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둘러싼 논란이 당 내홍으로 번지는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전 목사가 우파를 천하통일했다"고 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돌아오는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200석을 서포트(지원)하는 게 한국교회의 목표"라고 한 전광훈 목사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김 대표의 리더십까지 문제 삼고 있다. 홍 시장은 김 대표에게 "말 몇 마디로 흐지부지하지 마시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라"며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등을 촉구했다.
이를 두고 김 대표가 지난 3일 "지방자치행정을 맡은 사람은 거기에 더 전념하셨으면 좋겠다"며 홍 시장에게 자제해 달라는 뜻을 밝혔지만 홍 시장이 "유일한 현역 당 상임 고문으로 중앙정치에 관여할 권한과 책무가 있다"고 맞서며 불편한 관계가 형성됐다. 이에 최근 당 기강 세우기에 나선 김 대표가 홍 시장의 상임고문 해촉으로 자중하란 경고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 시장은 전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앞으로 총선 승리를 위해 정국 전반에 대해 더 왕성하게 의견 개진을 할 것"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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