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대통령실은 미국측이 악의를 갖고 도·감청했을 가능성도 배제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앞두고 미측에 이 문제를 강력히 따지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공항에서 한국 취재진들과 만나 '미국이 동맹인 한국에 대해 도·감청한 부분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있는데 해소할 필요성은 없나'란 질문을 받고 "현재 이 문제는 많은 부분 제3자가 개입돼 있다"며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갖고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 출장에서 이 사안을 크게 문제삼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차장은 '문건이 조작됐다는데 전체 분량이 다 조작인가 아니면 일부가 조작인가'란 물음엔 "미국 국방부의 입장도 있고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또 많은 것이 혼돈스러운 상황에서 우리가 섣불리 얘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앞서 김 차장은 한국시간으로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양국 국방장관이 통화했고 견해가 일치했다"며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차장은 "어쨌든 제가 어제 말씀드린 그 사실은 미국이 확인을 해줬다"며 "어떤 것이 어떻다 하는 것은 우리도 시간을 갖고 기다려봐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성한 당시 국가안보실장의 대화가 조작됐다는 것이냐'는 물음엔 "그 얘기는 구체적으로 묻지 마시라. 어제 제가 한마디로 했으니까 거기에 모든 것이 다 함축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미 정부의 도·감청 의혹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같은 주제로 물어보시려면 저는 떠나겠다. 됐나? 다른 주제 물어보시라"라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김 차장은 이날부터 15일까지 3박5일간 워싱턴 D.C.에 머물며 미 행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이달 말 미국 국빈 방문을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행정부와 안보·외교·경제 분야 (인사들을) 두루 만난다"며 "누구를 만나는지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는 점) 양해를 구하고, 사흘동안 바쁘게 여러 미팅을 갖고 심도 있는 협의를 갖겠다"고 했다.
이어 "(한미정상회담 의제에) 안보하고 경제안보, 사회문화 등 3가지 주제가 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마지막 조율할 주제에 대해 마지막으로 확인을 하고 국민들이 알기 쉽게 국익을 충분히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해설이 잘 되도록 마지막 쟁점을 잘 해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남은 쟁점을 묻자 "경제안보 이슈, 군사안보 이슈, 사회 문화 이슈에서 각각 몇 가지 중요한 주제들이 남아 있다. 결과가 나오면 나중에 설명을 드리겠다"고만 말했다.
그는 '북핵 위협과 관련해 우리가 충분히 확장억제를 적용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질문엔 "그런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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