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한항공 A330 항공기 또 결함…15시간 발묶인 승객들 '분통'

머니투데이 양윤우 기자 | 2023.04.10 13:26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가 엔진 결함으로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 긴급착륙했다. 1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스탄불 공항에서 현지시간 오후 6시25분 이륙한 KE9956편(기종 A330-200)은 이륙한지 1시간 30여분 만에 2번 엔진(오른쪽)의 진동 메시지를 감지해 최근접 공항인 바쿠 공항으로 목적지를 변경 운항·착륙했다. /사진=뉴스1

엔진 이상 등 이유로 지난해 하반기에만 3번 비상 착륙한 대한항공의 A330 항공기에서 또다시 기체 결함이 발생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전날 오후 11시20분(현지시각)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오전 6시50분(한국시각) 도착 예정이던 대한항공 A330(KE672편) 항공기가 15시간 지연(헤비 딜레이: Heavy Delay)됐다.

해당 비행편은 두 차례 각 2시간씩 이륙이 지연됐다. 결국 이날 오전 4시(현지시각) 기체 결함 수리를 위해 승객을 하기시켰다. 앞서 기장은 이날 오후 11시와 오전 1시30분쯤(현지시간) 승객들에게 "항공기 기체 점검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며 "앞으로 약 2시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해당 항공기의 '카고 도어'(수화물 출입문)에서 '크랙'(금)이 확인됐다. 카고 도어는 동체 부분의 주요 복합재 구조물이다. 대한항공 측은 에어버스사가 운항 승인을 내준 점을 토대로 큰 문제는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객이 탑승한 이후 카고 도어 부분에 결함이 발견됐다"며 "제작사인 에어버스에 운항 가능 여부를 승인 요청하는 과정과 정비 조치, 승무원 교체 과정에서 15시간15분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어버스사에서 운항이 가능하다고 확인해줬고 지침에 따라 정비조치했다"며 "회신 대기 중 승무원 비행 근무 시간이 초과해 해당 승무원들을 교체하다보니 추가로 또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승객들은 결함이 발생한 같은 항공기로 오후 2시35분(현지시각) 출발해 인천에 오후 10시5분(한국시간)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일로 승객들이 현지에서 약 15시간 발이 묶이게 됐다. 해당 항공기에는 승객 200여명·승무원 9명·기장 2명이 타고 있었다. 이날 오전 7시(현지시각) 승객 한 명이 호텔로 이동하는 차량에 탑승하는 대한항공 직원들을 공항 밖으로 쫓아와 "출근해야 하는데 왜 승객을 공항에 두고 가냐"며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A330, 지난해 하반기에만 '엔진 이상 결함' 3번


지난해 12월22일 미국 시애틀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A330(KE402편) 항공기가 비행 중 엔진 이상을 일으켜 엔진 하나를 끈 채 비상착륙했다.


같은해 7월에도 대한항공 A330(KE9956편)은 비행 중 엔진 이상으로 이륙 1시간50분 만에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비상착륙했다. 같은해 10월30일에는 인천공항에서 호주 시드니로 향하던 A330이 이륙 직후 엔진 이상으로 회항했다.

또 같은해 10월23일 인천에서 필리핀 세부로 출발한 A330(KE631편)이 세부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를 벗어나 여객기 바퀴와 동체 일부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A330에서 연달아 이상이 발생하자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가 나서 엔진 전수전검을 하는 등 안전 조치를 시행했다.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적항공사 11개사 대표이사들을 모아 "코로나19 상황에서 돈벌이에만 진심인 항공사에 대해선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7일 특별 정밀점검이 완료된 A330 항공기의 시험비행을 실시했다. 이날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도 점검에 직접 참석해 유관부서 임원들과 함께 A330 기종을 살펴봤다. 우 사장은 이후 A330 시험 비행에 동행하기도 했다. 또 대한항공은 A330 6대를 퇴역시켰다.

업계에서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항공업계 관계자 A씨는 "노후화돼 안전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A330 항공기를 탑승하면 불안하다"며 "신식 항공기로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승객들은 A330 항공기를 탑승할 때 다른 항공기로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승객은 "A330은 이륙시 휘발유 냄새가 기내에 퍼진다"며 항공사 측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뉴스1) =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왼쪽 세번째)과 임원들이 7일 오후 특별 정밀점검이 완료된 A330 항공기의 랜딩기어 점검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2022.1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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