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프렌드쇼어링, 세계성장 위협…韓도 반도체 등에 악영향"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3.04.06 16:27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긴장이 글로벌 투자 흐름을 동맹국 우선으로 변화시켜 글로벌 성장에 해를 입히고 금융 불안정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 지금까지 이런 변화의 수혜국으로 분류됐지만 반도체 같은 전략산업에선 외국인 투자 유치에 취약하다는 평가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중국 광시성 남부 류저우의 한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국수를 포장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IMF는 5일(현지시간) 지경학적 분열과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다룬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 "글로벌 투자가 지정학적 동맹 관계에 있는 국가로 점점 더 많이 유입되고 있다"며 "분열된 세계는 더 가난해질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수년 동안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각국 정책 입안자들과 기업은 생산을 믿을 만한 동맹국으로 이전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을 모색해왔다. 이른바 '프렌드쇼어링'이다. 그 결과 FDI가 투자국과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공유한 국가에 점점 더 집중되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같은 전략산업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IMF는 진단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Chips acts) 시행이 본격화하면 이런 흐름은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IMF는 과거 중국을 향하던 미국의 FDI가 동맹국으로 방향을 틀면서 캐나다와 한국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봤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략산업에선 독일, 한국 같은 선진국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봤다. 전략산업의 경우 프렌드쇼어링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을 아예 자국으로 가져가는 '리쇼어링'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점점 더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동맹과 우호국으로 집중되고 있다./사진=IMF 웹사이트
IMF는 아울러 미국과 중국 중심의 경제 블록화가 정치적 안보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투자 위험의 분산을 약화시켜 경제 침체 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세계가 미국과 중국 중심의 양대 진영으로 분열되는 시나리오에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5년 안에 1% 감소하고, 장기적으로는 2%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일부 신흥시장 및 개발도상국의 경우 투자 지형 변화에 가장 취약해 경제적 손실이 가장 클 수 있다고 부연했다.


IMF는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 국경 간 자본 유출을 촉발해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게 된다고도 지적했다. 이미 2016년 이후 미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로 양국 간 투자는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IMF는 또 지정학적 긴장이 공급망과 상품시장에 혼란을 줌으로써 실물 경제를 타격,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한다고 봤다. 이는 은행의 신용 위험을 가져오고 이는 은행의 대출 감소로 이어져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악순환에 갇힐 수 있다.

IMF는 "경제적 분열을 추구하는 정책은 비동맹국뿐 아니라 자국과 그에 동조하는 국가들에도 큰 경제적 비용을 치르게 할 것"이라며 "이러한 손실을 피하고 세계적인 번영을 촉진하기 위해선 세계 경제 통합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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