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이 꼭 4월 5일일 필요가 있을까. 이상기후로 봄이 일찍 더워지면서 식목일을 앞당기자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식목일인 5일 현재 국회에 따르면 21대 국회에는 식목일 날짜를 바꾸는 법안이 4건 제출돼 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가기념일에 관한 법률안(제정안) 1건과, 민형배(무소속)·윤준병(더불어민주당)·안병길(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낸 산림기본법 개정안 3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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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0일이나 21일로 하자…왜?━
근거는 뭘까. 국립산림과학원은 최근 나무 심기에 가장 알맞은 온도를 섭씨 6.5도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의 2∼4월 일평균기온이 계속 높아져 3월 중순에 이미 일평균기온 6.5도를 넘었다는 것이다.
민형배 의원은 "(나무심기 적기가) 지금 식목일보다 20일 이상 빠르다"며 조정을 요구했다. 안병길 의원도 "식목일이 처음 제정된 1946년 4월 5일의 평균기온이 7.9도인데 지금은 11.9도까지 올랐다"고 지적했다.
윤준병 의원은 "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 산림의 날'인 3월 21일로 식목일 날짜를 변경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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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있으면 가능 VS 지역따라 달라━
산림청은 '식목일 바로 알기'라는 자료에서 "나무심기 추진기간은 제주도나 남해안에서는 2월 하순부터"라며 "경기도와 강원도에서는 4월 하순까지 심는다"고 제시했다.
그 이유로는 "단순히 기온상승 하나만 연관된 것은 아니다"며 "수목생리적 요인과 토양과 습도, 강수량, 유기물 등 나무생육과 관련된 전반적인 영향인자와 연관된다"고 밝혔다.
반면 2021년 산림청의 '나무심기와 식목일 변경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79.2%가 나무심기 기간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당시 조사 응답자 절반 이상이 대안으로 3월을 지목했다.
24절기의 하나인 '청명'과 '한식'은 대개 양력 4월5일 전후로 온다. 예부터 청명은 땅이 녹으면서 나무심기나 농사를 준비하기 좋은 시기로 통했다. 고려와 조선의 왕들이 음력 3월, 지금의 양력 4월5일쯤 밭을 일구거나 나무를 심은 기록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4월3일 식목일 행사를 했고, 해방 후 1946년 미군정이 4월5일로 되돌린 걸로 알려졌다. 2000년대 들어 식목일을 3월로 앞당기자는 논의가 꾸준했음에도 4월5일을 고수한 데는 이런 '역사성'이 있다.
식목일은 1949년부터 2005년까지 공휴일이었다. 2006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했지만 국가기념일로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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