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란드 나토 가입, 국익 위협" 전술핵 배치 정당화하는 러시아━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에 대응해 가까운 동맹인 벨라루스의 핵 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쇼이구 장관은 벨라루스에 이미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M을 보냈다고 언급했다. 이스칸데르의 사거리는 약 500km 수준이며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다. 쇼이구 장관은 "우리는 동맹국의 안보를 지킨다"며 "지난 3일 러시아 훈련장에서 벨라루스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스칸데르) 미사일 운용 훈련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나토의 확장은 우리의 안보와 러시아의 국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러시아는 안보를 위해 전술적·전략적 측면에서 대응책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은 핀란드와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1340㎞의 국경을 맞댄 핀란드가 4일 나토에 공식 가입하면서, 러시아와 나토 간 접경지역은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핀란드가 전시에 병력을 최대 28만명 동원할 수 있고, 포병 전력이 서유럽 최고 수준이라는 점도 러시아엔 부담이다. BBC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푸틴에겐 좌절"이라고 평했다.
핀란드는 74년간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하면서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다. 나토와 '평화를 위한 동반자 관계'를 맺고 협력만 해오던 상태였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 여론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면서 입장을 바꿔 지난해 5월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나토 신규 가입에는 기존 회원국 30개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만큼 정식 합류까지 약 1년의 세월이 소요됐다.
블룸버그는 이날 나토 관계자를 인용해 핀란드에 나토 병력을 당장 배치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
러·벨라루스 정상 5일 회담…전술핵 배치 논의 여부 주목━
이번 회담에는 전술핵무기 배치 문제가 의제로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러시아가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자국 영토 밖에 핵무기 배치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벨라루스 정부도 러시아의 전술핵 무기를 자국에 배치할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서방의 압력에 대응하고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북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혈맹'으로 통한다. 벨라루스는 러시아군이 자국 영토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진입하는 것을 용인해 사실상 침공의 길을 열어준 교두보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에 서방은 벨라루스를 러시아와 함께 제재 목록에 올렸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가 이미 계획 중인 전술핵 외에도 더 강한 전략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할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푸틴과 나는 여기(벨라루스)에 전략핵무기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술핵무기는 제한된 전장에서 사용하도록 설계됐지만, 전략핵무기는 도시 전체를 파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CNN은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