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동서 '러브콜'…씨에스윈드, '네옴시티' 사우디 진출 추진

머니투데이 푸에블로(미국)=권다희 기자 | 2023.04.06 04:06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 내는 사우디 정부가 제안…호주 생산 시설 설립도 검토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푸에블로 소재 씨에스윈드 미국 법인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 하고 있다./사진제공 = 씨에스윈드
세계 최대 풍력타워 기업 중 한 곳인 CS윈드(씨에스윈드)가 사우디아라비아에 풍력타워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드라이브를 건 사우디 정부 측이 씨에스윈드에 생산시설 건설을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 사우디, '풍력타워 1등' 씨에스윈드에 공장 설립 제안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푸에블로 소재 씨에스윈드 미국 법인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측이 우리에게 사우디 내 (타워) 공장 건설을 제안했다"며 "다음달 경 (김 회장 자신이) 사우디에 방문하면 공식 협약 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씨에스윈드는 풍력발전용 터빈의 핵심 구조물인 타워를 만들며, 이 분야에서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사우디 공장이 신설되면 씨에스윈드의 중동 내 첫 생산시설이 된다.

제안은 지난달 복수의 사우디 장관급 인사들이 방한해 김 회장과 가진 면담에서 이뤄졌다. 당시 사우디 측은 공장 부지, 인허가 등 사우디 정부가 지원해줄 수 있는 내용들도 함께 전달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사우디 측과 상당히 협의가 됐다"며 "사우디에 조만간 진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예정대로 다음달께 협약이 이뤄지면 착공은 이르면 올해 말 가능하다. 시공에 최단 1년~1년 반이 걸리는 걸 감안하면 빠르면 내년 말께 사우디 내 생산이 시작되는 일정이다.

이 같은 제안은 사우디가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나왔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전력의 5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이다.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한 '네옴시티'는 100% 재생에너지 발전을 목표로 한다.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수익을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이유다. 자연환경도 태양광·풍력 발전에 유리하다. 강렬한 햇빛은 태양광에, 사막의 강력한 바람은 풍력발전에 적합하다. 그럼에도 아직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목표 대비로는 미미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글로벌 터빈사들과의 관계 구축 강점…호주 진출도 저울질


사우디의 '러브콜'이 씨에스윈드로 향한 건 오랜 기간 시장에서 입증된 품질과 글로벌 풍력 터빈 공급망에서의 위상 때문으로 보인다.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터빈 시장은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데, 씨에스윈드는 글로벌 터빈 3사인 베스타스·지멘스가메사·GE 모두와 장기 계약을 맺고 이들 업체에 타워를 공급 중이다. 주요 터빈사들과 신뢰 관계를 구축해 온 씨에스윈드가 사우디에 진출할 경우, 사우디 내 풍력 터빈 공급망 구축이 수월할 수 있다는 판단도 제안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일단 초기에는 사우디에서 1기가와트(GW) 규모의 생산을 계획 중"이라 밝혔다. 1GW 용량의 타워 공급은 약 1억달러(약 1300억원)의 매출을 창출한다. 통상 타워 시장 투자자본수익률(ROI) 100% 이상 달성에 5년간 매년 1GW 규모의 타워 판매가 필요한데, 사우디가 정책적으로 풍력시장을 키우고 있어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금 회수 시점도 빨라질 수 있다. 김 회장은 "(사우디 타워 부문의) 약 60~70%는 씨에스윈드가 점유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아울러 씨에스윈드는 자사 터키 법인 직원 약 100명을 사우디로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타워 제조 공정은 직원의 숙련도가 매우 중요해 5~10년 경력의 숙련도 높은 직원들을 바로 투입하면 높은 수준의 생산성을 유지하며 공장 가동을 시작할 수 있다. 사우디는 노동력이 부족해 자국인 고용 부담이 적은데다, 터키는 같은 이슬람권 국가라 파견 희망자를 찾는 것도 수월하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호주 내 생산시설 건설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 지역·일정을 정한 건 아니나, 호주 풍력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단계다. 씨에스윈드는 현재 전세계 일곱 개 국가에 생산시설을 갖고 있다. 올해 미국 공장 증설에 착수하며 이 외 포르투갈·베트남·중국·대만·말레이시아·터키에 생산시설이 있다. 한국에는 아직 생산시설이 없으며, 향후 베스타스와 합작사 형태로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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