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G전자, 월풀 이겼는데...매출 기준 세계 1위 따로 있었네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23.04.04 16:34
중국의 생활가전기업인 하이얼이 지난해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세계 1등을 차지했다. 미국 GE와 뉴질랜드 피셔앤파이클, 이탈리아 캔디 등 잇따른 인수합병(M&A)으로 규모를 키운 성과다. 매출이 아닌 브랜드 기준으로는 LG전자가 1위 자리를 지켰다.

4일 하이얼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부품과 TV등을 제외한 하이얼 생활가전 부문 매출은 2279억4677만위안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원·위안 평균 환율 192원을 적용하면 약 43조7658억원이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H&A(생활가전)본부 매출은 29조8955억원으로, 하이얼에 14조원 가까이 뒤졌다. 월풀은 25조4834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인 2021년 역시 하이얼이 생활가전 세계 1위 왕좌를 거머쥐었다. 당시 하이얼 매출은 약 39조2187억원으로 LG전자의 27조1097억원과 12조원 이상 차이 났다.

그간 국내 업계에선 LG전자가 미국의 월풀 매출을 넘어서 2021년 '글로벌 1등' 자리에 처음 올라섰고,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국내에 상대적으로 덜 친숙한 하이얼을 간과한 것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하이얼은 인수한 GE 등 여러 브랜드 생활 가전의 연결 매출인 그룹 매출, LG전자의 경우 단일 브랜드 매출이기 때문에 직접 비교가 어렵다"고 말했다.


하이얼이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해외 가전 기업을 사들이면서 다. 일본의 산요를 사들인 후 2016년 초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 부문까지 거머쥐었다. GE가 하이얼과 인수를 논의하기 전인 2014년 말 기준 GE의 가전사업 부문 매출은 84억400만달러로 약 9조원 규모였다. 하이얼은 GE 인수 이후 무섭게 덩치를 불렸다. 인수 직전인 2015년 하이얼 생활가전 부문 매출은 약 12조원에서 2016년 18조원으로 1.5배 뛰었다.

하이얼이 해외 가전 기업을 줄줄이 사 들인 것은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것은 물론 중국의 저가 브랜드 이미지 탈피를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최근 하이얼은 '스마트홈'을 강조하며 사물인터넷(IoT)기반 프리미엄 가전 제품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LG가 월풀은 이긴 것은 맞지만 생활가전 분야에서 매출 기준 세계 1위는 따로 있었다"며 "시야에 보이지 않는다고 무시하지 말고 인수합병으로 덩치 키운 중국 가전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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