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동맹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OPEC+러시아) 주요 산유국들은 시장 안정을 위해 5월부터 자발적으로 감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OPEC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앞장서서 산유량을 하루 50만배럴을 줄이기로 했고 이라크가 21만1000배럴, 아랍에미리트(UAE)가 14만4000배럴, 쿠웨이트가 12만8000배럴을 각각 감산한다. 카자흐스탄(7만8000배럴), 알제리(4만8000배럴), 오만(4만배럴)도 잇따라 자발적 감산에 동참키로 했다.
여기에 러시아는 올해 3~6월 실행 중인 하루 50만배럴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러시아까지 합치면 오는 7월부터 원유 공급량은 종전에 예상한 것보다 하루 160만배럴 줄어드는 셈이다.
지난달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글로벌 은행 위기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배럴당 7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며 15개월 만의 최저를 찍었다가 시장 위기가 진정되면서 배럴당 80달러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다.
게리 로스 헤지펀드 매니저는 "OPEC+는 유가 상승을 원하는 게 분명하다"면서 "OPEC+는 선제적인 자세로 유가를 거시 경제 영향에서 벗어나도록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회사 피커링에너지파트너스는 2일 투자노트에서 이번 결정이 유가를 배럴당 10달러 밀어 올리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은 즉각 반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 조달을 막기 위해 유가 하락을 원하고 있다. 이번 결정에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감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로이터는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반발해 올해 2월 하루 50만배럴 감산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러시아와 OPEC+ 회원국들과의 동맹이 약화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이번 결정은 산유국 간 관계가 여전히 튼튼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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