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3%대 진입…4%대 특례보금자리론 "고민되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3.04.02 15:38
시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에 진입하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을 염두에 뒀던 차주의 고민이 깊어진다. 우대금리 조건에 따라 시중은행에서 더 싸게 자금을 빌릴 수 있어서다. 주택금융공사는 최근 MBS(주택저당증권) 발행금리가 떨어졌지만 시중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66~5.85%로 나타났다. 20여일 만에 금리 상단과 하단이 각각 0.54%p(포인트) 0.83%p 하락했다. 금리하단이 지난달 중순부터 3%대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은행권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 하락은 기준 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떨어져서다. 지난달 초 4.572%였던 5년만기 은행채 (무보증·AAA) 금리는 지난달 말 3.954%로 한달 사이 0.618%p 빠졌다. 지난달 10일 미국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결정된 이후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은행채로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채권 가격 상승(금리 하락)이 나타났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상생금융'을 강조하면 은행권이 최근 주담대 금리를 낮추고 있다. 지난달 30일 우리은행은 모든 가계대출 상품 금리를 최대 0.7%p 내린다고 발표했다. 앞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도 가계대출 인하 방침을 내놓았다. 금리 인하가 우대금리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금리 하단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더 큰 모습이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3%대로 진입하자 '특례보금자리론'을 계획했던 차주는 고민에 빠졌다. 주금공은 이달 특례보금자리론 금리(4.05~4.45%)를 동결하기로 했다. 금리 기준으로 꼽히는 MBS 발행 금리가 지난달 14일 4.406%(가중평균)에서 28일 3.674%까지 떨어졌지만 동결을 결정했다. 향후 자금조달시장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이유다.


우대금리를 적용받으면 최저 3.25~3.55%에 빌릴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적용 대상자가 많지 않다. '아낌e'(0.1%p 우대)를 제외한 우대금리 신청 비중은 △저소득 청년 8.1% △신혼부부 3.6% △사회적배려층 2.6%(3월 17일 기준)다.

시중은행에서 고정형 주담대를 특례보금자리론보다 더 싸게 빌릴 수 있는 셈이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카카오뱅크의 고정형 주담대도 최근 연 3.736~5.397%에 형성됐다. 다만 특례보금자리론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미적용이 장점이다.

업계는 주금공의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동결을 두고 업무량 과부하가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본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신청 규모(22조3000억원)가 7주 만에 공급 예정액의 56%를 넘어섰다. 그만큼 업무량도 많이 늘어난 상태다. 최근 주금공은 특례보금자리론 대출승인 기한을 신청일로부터 40일에서 60일로 늘리기로 했다.

주금공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시급하지 않은 상환(대환)용도 신청 때문에 심사기간을 60일로 완화하려고 한다"며 "구입용이나 보증금 반환용 같은 경우에는 고객 잔금일 등 일정이 정해져 있고, 대출 희망일에 맞춰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대출 상환용 신청건수는 전체의 51%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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