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야, 여기 좀 봐 줘!"
"혼자있어 안돼 보인다."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을 탈출했다 돌아온 얼룩말 '세로'가 동물원 최고 스타가 됐다.
지난 1일 오후 어린이대공원이 주말 나들이 나온 관람객으로 북적인 가운데 세로와 같은 얼룩말과 알파카, 조랑말 등이 모여있는 초식동물마을이 특히 인기였다.
뉴스1에 따르면, 이날까지도 수리 중인 나무 울타리와 현수막 등에 가려 세로의 모습은 잘 보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방문객들은 방사장 맞은편 높은 지대와 산책로 등으로 올라가 세로의 모습을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키작은 어린이들은 이 같은 세로의 모습을 목을 길게 빼며 보고 싶어했고, 부모들은 자녀를 목마 태워 시선을 높여줬다.
관람객들은 "혼자 있는 세로가 너무 안돼 보인다" "빨리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면 좋겠다"는 등 가족이 없어진 세로의 처지를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이는 세로가 동물원을 탈출한 배경이 꽤 알려졌기 때문.
세로는 지난달 23일 오후 2시43분쯤 우리를 둘러싼 나무 울타리를 부수고 생긴 좁은 공간으로 탈출했다. 그는 3시간여 광진구 자양동 일대 도로와 주택가 골목을 달렸다. 곧장 따라나온 동물원 관계자들이 세로를 쫓았고 이날 오후 6시10분쯤 동물원으로 돌아왔다.
세로는 내실에 머물며 안정을 취한 뒤 지난달 29일부터 다시 관람객을 만났다. 동물원 측은 초식동물마을의 울타리와 관람데크를 교체 중이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2019년생 수컷 그랜트얼룩말인 세로는 지난 2021년 엄마 '루루'가, 지난해 아빠 '가로'가 차례로 폐사하면서 가족을 잃었다.
얼룩말은 무리 생활을 하는 습성이 있어서 세로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걸로 추정된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까지는 세로의 짝을 찾아준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