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바뀐다…여의도→인천공항 '10분', 서울링 야경투어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배규민 기자 | 2023.04.03 08:00

[MT리포트]변화하는 미래도시 서울(上)

편집자주 | 서울이 달라진다. 도심엔 비욘드조닝으로 고밀·복합개발 시대가 열린다. 여의도는 업무와 거주가 조화를 이룬 국제금융중심지로, 노들섬은 예술섬으로 부활한다. 한강에는 곤돌라와 수상버스가 다닌다. 서울의 관문 상암동엔 대관람차 서울링이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다. 매력 넘치는 도시 서울의 변화를 조망해본다.



서울링, 예술섬…'엄근진' 도시, 서울이 바뀐다


(서울=뉴스1) = 서울시는 지난 8일 세계 최대규모의 서울형 대관람차 ‘서울링’을 마포구 상암동 소재 하늘공원에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구체적인 추진 내용을 발표했다. (서울시 제공) 2023.3.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35년 K팝과 클래식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프랑스 관광객 엠마씨. 인천공항에서 공항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들어오던 중 하늘공원의 '서울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대표적 랜드마크로 떠오른 '서울링'을 본 엠마씨는 이제야 서울에 도착했다는 실감이 들었다. 여의도에 위치한 호텔에 짐을 풀자마자 야경을 보기 위해 곧바로 수상버스를 타고 서울링을 찾았다.

서울링에서 내려다 본 서울의 야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성냥갑 같은 빌딩과 아파트들로 가득찬 서울이었지만 이젠 다양한 높이와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들이 들어서 싱가포르를 능가하는 멋진 스카이라인을 그려냈다.

엠마씨는 여의도 공원에 자리 잡은 웅장한 제2 세종문화회관에서 한국이 자랑하는 클래식 연주자들의 공연을 관람했다. 그리고 세계적인 석양 관람 명소로 떠오른 노들섬에서 K팝 공연도 즐겼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출국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엔 드론 택시(UAM·도심항공교통)을 이용했다. 10분이면 여의도에서 인천공항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빡빡한 일정에 아쉬운 마음이 든 엠마씨는 다음 서울을 방문할 때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즐기겠다고 다짐했다.


◇'엄근진' 서울, 매력 넘치는 도시로 바뀐다

미래 서울의 모습을 가상으로 그려본 사례다. 3년 뒤인 2026년부터 하나씩 실현될 예정이다. 그동안 서울은 '엄근진'(엄격·근엄·진지) 도시였다면, 볼거리와 놀거리가 풍부한 매력 넘치는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미래 서울의 청사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사는 것이 즐거운 도시, 자부심이 느껴지는 도시를 만드는 게 꿈"이라며 "'한강 수변과 건축물이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나도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서울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다. 2007년 오 시장이 당시 민선 4기 시장 때 추진했던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한강을 중심으로 여의도 제2세종문화회관, 상암동 대관람차 '서울링'을 비롯해 노들섬 문화공간 조성, 잠수교 보행로 설치 등을 통해 조망 명소와 문화·예술 공간을 늘리고 곤돌라·UAM과 같은 공중 이동 수단을 활용해 한강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한강에 이어 4대 지천(안양천·중랑천·탄천·홍제천) 등 지천·소하천까지 이 프로젝트를 확대 적용한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롯데타워 뛰어넘는 초고층 건물·아파트도…세계 명소가 서울에


높이 제한을 비롯해 각종 규제를 철폐해 스카이라인을 다양화하고 개성있는 건축물도 들어선다.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을 통해서다.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35층 이하, 한강변 주동 15층 등 규제 폐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추진돼 왔다. 실제로 여의도 시범아파트(최고 65층), 여의도 한양아파트(최고 54층), 잠실주공5단지(최고 50층) 등이 초고층으로 올리기로 결정됐다.

특히 서울시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는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남산·북한산 등 경관 보호를 목적으로 건축물 높이를 제한해온 고도지구도 완화될 전망이다. 스페인 세비야의 메트로폴 파라솔,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마켓홀과 같이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공공·민간 건축물이 지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 세계적 명소를 만든다는 계획도 세웠다.

용산정비창 부지(용산국제업무지구)와 세운지구에는 새로운 도시계획 체계 '비욘드 조닝'(입지규제최소구역)을 적용해 용적률 1500% 이상 초고밀 개발을 추진한다. 업무, 주거, 상업 기능이 한 곳에 모여있는 복합 개발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국내 최고층인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를 뛰어넘는 초고층 빌딩도 들어서게 된다. 비욘드조닝의 핵심은 땅의 용도를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개발이 가능한 제도라는 점이다. 최근 관련 용역에 착수한 서울시는 올해 안에 시범사업지 2곳을 선정해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에 시동을 건다.

서울을 변화시킬 첫 사례 주인공은 노들섬이다. 서울시는 획기적인 디자인을 위해 세계적인 국내외 건축가 7명을 초청해 디자인 공모를 받고 있다. 아무런 제약 없이 디자인을 받고, 이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도록 건축비 등 사업비도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노들섬에 동-서측을 연결하면서 한강의 석양을 360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보행교 등으로 꾸미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오 시장은 "이 변화가 앞으로 서울의 5~10년 뒤 모습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며 "공공분야뿐만 아니라 민간분야에서도 창의적인 건축물이 자연스럽게 많이 지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의 디자인 혁신을 위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3.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초고층 빌딩숲과 나무숲이 공존...용산·세운상가 서울 랜드마크 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사진=서울시

서울시에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용산구 용산정비창 부지의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중구 세운상가 자리의 '세운재정비촉진지구'다. 연내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복합개발이 가능한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 사업 대상지로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과 세운 두 곳이 비욘드 조닝을 적용할 대표 부지인데 지역별 특성이 다르다"면서 "다른 지역도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는 비욘드 조닝 시범사업 대상지를 연내 선정하고 2024년 구역 지정을 추진한다.

2023년 3월 현재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모습/사진=서울시

비욘드 조닝은 토지 용도를 주거, 산업, 녹지용 등으로 구분한 용도 대신 다양한 기능을 복합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개념이다. 용적률 1500% 이상의 초고밀 개발이 가능하고 업무·상업·주거가 어우러지는 유연한 도시개발이 가능하다.

지난해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처음 언급된 비욘드 조닝은 당시 생소한 용어였지만 1년 만에 필요성과 개념이 자리를 잡았다. 올해 초 '2040 서울도시계획'을 확정하면서 비욘드 조닝을 적용한 미래 서울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비욘드 조닝이 적용될 대표적인 지역이 용산국제업무지구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일자리·주거·여가·문화 '직주혼합'을 구현하는 초대형 복합개발 사업이다. 부지면적은 약 50만㎡로 여의도공원 2배에 달한다. 금싸라기 땅이지만 2013년 개발사업이 멈춘 후 10년째 방치돼 있다.

시는 뉴욕 맨해튼의 허드슨야드처럼 타워형 건물에 초고가 주택과 사무실, 호텔, 명품 쇼핑몰 등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허드슨야드는 대규모 철도 차랑기지였지만 대규모 개발을 통해 뉴욕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주목 받고 있다. 허드슨야드의 최대 용적률은 3300%, 평균 용적률은 1800% 이상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개발 구상안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구도 법적 상한 용적률 1500%가 넘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선다. 전체 부지의 70%이상을 업무·상업 등 비주거 용도로 채워진다.

시는 사업주체인 코레일(지분70%)·SH공사(지분30%)와 함께 세부적인 개발계획안을 논의 중에 있다. 상반기까지 내부적으로 개발계획안을 확정하고 내년 중으로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 고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5년 상반기 실시계획인가 이후 하반기 기반시설 착공을 목표로 한다.

◇세운지구 용적률 높이고 녹지 확보…빌딩숲·나무숲의 공존

세운재정비촉진지구도 상업·업무·주거·문화 시설 등이 한곳에 어우러진 창의적인 초고밀 복합개발 단지로 바뀐다. 올해 관련 정비계획안을 변경 확정하고 늦어도 2024년 초에는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세운지구 개발은 프랑스 파리의 '리브고슈' 지역을 모티브로 했다. 이 지역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공장과 곡물 창고가 즐비한 낙후한 지역이었다. 파리시는 1991년부터 이곳을 주택과 녹지로 덮는 재개발을 시행 중이다. 파리는 경관을 위해 고도 제한을 엄격하게 했지만 리브고슈는 고도 제한을 37m에서 137m로 대폭 완화해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서울시는 현재 90m이하로 제한된 세운상가 일대 건물 높이를 160m, 층수는 40층 안팎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고도제한 완화로 여유가 생긴 주변 땅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개방형 녹지로 만든다. 고층 빌딩숲과 나무숲이 공존하는 '녹지생태도심'으로 변화한다.

비욘드 조닝의 현실화를 위한 법적인 절차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앙 정부인 국토교통부는 도시 재개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이 일환으로 '공간혁신구역'을 도입해 유연한 도시계획으로 융복합 도시공간을 조성한다는 '도시계획 혁신방안'을 지난 1월 발표했다. 현재 국회에 관련 내용의 '국토계획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 중으로 연내 법 개정 완료가 목표다.

시는 이와 별도로 비욘드 조닝 용역에 착수했다. 세부적인 지침과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역 결과에는 구역을 선정하는 기준과 개발계획의 방향, 공공기여 방식, 디자인적인 요소 등 공통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사업별로 세부 계획이 수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욘드 조닝을 통해 토지 이용 유형, 용도, 밀도, 건축물 형태 등이 다채롭게 조합되는 미래도시로 바꾸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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