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을 넘던 서울 강남 아파트 전셋값이 6억원대로 떨어지는 등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등에 새아파트 입주 물량이 증가하는 데다, 집주인들이 기존 세입자를 붙잡기 위해 전세대출 이자비용을 지원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세입자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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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물량 폭탄에 강남 전셋값도 뚝…은마도 3.5억이면 산다━
특히 강남구는 지난달 입주한 개포자이 프레지던스(3375가구), 하반기 입주예정인 대치 푸르지오 써밋(489가구)과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6702가구) 등 새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셋값 하락폭이 커졌다. 강남구 전세가격 증감률은 지난주 -0.29%에서 이번주 -0.54%로 확대됐다.
실제로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인근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 49㎡ 전세는 지난해 1월 10억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2월 6억5000만~6억6000만원으로 3억원 이상 하락했다. 전용 59㎡ 전세는 지난 1월 5억8000만원, 이달 6억5000만원에 신규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실거래가 10억3000만원과 대비된다. 전용 84㎡ 전세는 10억원 선이 무너져 이달 9억9000만원에 신규 거래됐다. 지난해 1월 18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진 가격이다. 학군이 갖춰져 인기가 높은 은마아파트 전용 76㎡ 전세는 올해 들어 최저 3억5000만원에서 4억~5억원대에 대부분 거래됐다.
용산구 사정도 비슷하다. 용산 신동아 전용 95㎡는 지난달 4억2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7월 실거래가 10억원 대비 5억8000만원 내린 금액이다. 용산e-편한세상 전용 59㎡ 전세도 올해 2월 전년 최고가 대비 반토막 수준인 4억2000만원에 계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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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세입자 붙잡으려 안간힘…"세입자 유리한 시장"━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셋값 하락에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집주인들이 만기가 되도 새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대출 이자를 지원해주는 조건으로 붙잡아 두면서 시장에 세입자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세 낀 매물을 매매했다가 세입자로부터 집주인이 바뀌었으니 보증금을 깎아주지 않으면 나가겠다고 하는 사례도 나오는 등 세입자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66.89로 지난주 62보다는 높아졌으나 여전히 전세 수요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세거래활발지수는 16.89로 지난주 18.12보다 더 하락했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거래가 한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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