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아이브에게 다이브할 시간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 2023.03.31 13:03
/사진=스타쉽 엔터테인먼트


다시 아이브에게 빠져들 시간이다. 아이브는 지난 27일 신곡 '키치(Kitsch)'를 발매했다.


‘키치’는 자유분방함과 특별함을 추구하는 당찬 노랫말로 아이브의 반전 매력을 표현한 곡이다. 후렴구 지점에서 급반전되는 곡 전개 방식과 강렬한 사운드가 짜릿한 쾌감을 준다. '키치'는 공개 이후 각종 음원차트 정상을 휩쓸며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키치'는 10일 발매되는 첫 정규앨범 '아이 해브 아이브'(I've IVE)의 선공개 곡이다. 아이브는 선공개 곡부터 심상치 않은 반응을 일으키며 정규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아이브의 컴백을 앞두고 아이브와 잠시 떨어져 있던 사람들 혹은 아이브를 이제서야 알게 된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정보를 정리해봤다.


/사진=스타뉴스


'나'를 향하는 아이브의 세계관 '나르시시즘'


많은 아이돌 그룹은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구성해 노래로 이를 표현한다. 때때로 이런 세계관은 대중들이 받아들이기 너무 복잡해 노래를 감상하는 데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때도 있다. 그러나 아이브의 세계관은 다르다. 거창한 수식어로 외연을 확장하는 대신 모든 화살표를 나에게 돌렸다. 물에 비친 자신을 사랑한 나르키소스처럼 아이브의 모든 노래는 나르시시즘으로 가득 차 있다.


이는 데뷔곡 '일레븐'부터 '키치'까지 모든 앨범을 관통한다. '일레븐'에서는 "내 앞에 있는 너를 그 눈에 비친 나를 사랑하게 됐거든"이라며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 "Narcissistic, my god, I love it"이라고 외치는 '러브 다이브'에서는 아름다운 자신을 거울로 보며 깊이 빠져있는 모습을 안무에 담아냈다. 'After Like'는 "나를 보면 눈 깜빡할 시간조차도 아까울 걸 드디어 만나 반가워"라며 사랑에 빠진 자신의 모습을 상대방이 얻은 축복으로 돌려냈다.


'키치' 역시 이러한 나르시시즘을 유지하고 있다. 한가지 변화한 점이 있다면 '나' 앞에 붙는 수식어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앞선 노래에서 '네 눈동자에 비친 나'(일레븐), '너에게 사랑에 빠진 나'(애프터 라이크) 등 '나'를 인지하기 위한 매개체가 있었다면 '키치'는 "난 생겨 먹은 대로 사는 애야, 뭘 더 바래" "난 절대 끌리지 않는 것에 끌려가지 않아"라고 외치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사진='키치' 뮤직비디오


아이브의 여섯 멤버들


아이브는 '키치'를 통해 자기 자신을 그대로 사랑하겠다고 외친다. 그렇다면 아이브가 사랑하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아이브는 4세대 걸그룹 중에서도 가장 미디어 친화적인 그룹 중 하나다. 완전체로 '런닝맨'·'아는형님'에 출연한 것은 물론 컴백을 앞두고 '놀라운 토요일' 역시 완전체 출연이 예정되어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노출된 아이브 멤버들은 각자가 강한 개성을 자랑했다.


리더 안유진은 다수의 예능을 통해 자신의 캐릭터를 형성했다. 아이즈원 활동 당시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 MC를 맡은 것을 비롯해 '강철부대2' '뿅뿅지구오락실' 등에 출연했다. 특히 '뿅뿅 지구 오락실'에서는 '맑은 눈의 광인'이라는 밈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렸다. 장원영은 모두가 인정하는 아이브의 센터다. '나르시시즘' 그 자체의 매력을 보여주는 장원영은 어느새 10대들의 워너비로 자리 잡았다.


맏언니인 가을은 팀 내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가을 선배'라는 별명이 이를 대표한다. 또한 '애프터 라이크'에서 "내 장점이 뭔지 알아? 바로 솔직한 거야"라는 킬링파트 역시 '가을 선배'만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했다. 감성적인 보컬이 강점인 리즈는 머리를 금발로 물들였을 때 가장 매력적인 모습을 자랑한다. 또 침착맨의 유튜브 콘텐츠 '방랑화가 이병건'에 게스트로 출연해서 의외의 예능감을 자랑하기도 했다.



아이브의 유일한 외국인 멤버이자 스타쉽 최초의 일본인 멤버 레이는 스스로의 소개처럼 유니크한 매력을 자랑한다. 천하의 유재석도 말문을 막히게 한 레이만의 매력은 깊이 파고 들수록 진가를 발휘한다. 막내 이서는 어린 나이에 비해 성숙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이와 반대로 성격은 긍정적이라 주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나눠준다. 아직 2007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사진=스타뉴스


당당한 자기애로 일궈낸 수많은 기록들


이렇듯 자기애로 무장한 아이브는 데뷔 초부터 각종 기록을 갈아 치웠다. 데뷔 앨범 'ELEVEN'은 초동 판매량 15만 장을 돌파하며 당시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 기록을 갈아치웠다. 음악 방송 역시 13관왕을 돌파했다. '러브 다이브'는 2022년 멜론 연간 차트 1위를 차지했으며 음반 역시 첫 주에만 30만 장이 넘게 팔렸다. 세 번째 싱글 '애프터 라이크'로는 역대 걸그룹 음반 초동 2위를 기록했으며 블랙핑크, 에스파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밀리언셀러 걸그룹에 등극했다.


아이브는 이렇게 2022년을 자신들의 해로 만들었다. 각종 시상식에서의 수상 역시 당연한 수순이었다. 특히 2022년 '멜론 뮤직 어워드' '마마 어워즈'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에서는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한 해 3개의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에 수상한 것은 아이브가 처음이다. 지난 1월 열린 골든디스크에서 신인상과 디지털 음원 대상을 함께 받았다. 이 역시 골든디스크 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키치' 역시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키치'는 공개 다음 날인 28일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이어 1위 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며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기존 차트 1위 였던 뉴진스의 '디토'가 멜론 일간 차트 100회 1위라는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 하루가 남아있는 시점에서 이를 저지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진=스타쉽 엔터테인먼트


곧 나올 정규 앨범은?


자연스레 시선은 4월 10일 공개될 정규 앨범으로 향하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많은 팬들은 '키치'까지 계속된 나르시시즘이 정규앨범에서는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유일한 정보는 작사가 김이나와 작곡가 라이언 전이 타이틀 곡에 참여했다는 소식이다. 아이브 입장에서는 꾸준히 손발을 맞춰온 작곡가에 새롭게 호흡을 맞춰가는 작사가와 만났다. 라이언 전은 '일레븐' '애프터 라이크' '마이 새티스팩션' '키치' 등을 작곡했다. 이를 통해 눈에 띄는 성적을 만들었고 아이브 멤버들이 가진 장점도 잘 알고 있다.


반면 김이나는 아이브와 첫 만남이다. '일레븐' '러브 다이브' '애프터 라이크'는 김이나가 아닌 작사가 서지음이 가사를 썼다. 김이나와 서지음 모두 스타 작사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가사를 풀어내는 방식이 다르다. 나르시시즘이라는 주제를 김이나가 어떻게 풀어냈는지, 또 아이브가 이를 어떻게 표현해내는지 보는 것도 이번 앨범을 듣는 중요한 감상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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