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대동여지도 日서 돌아왔다…울릉도 배편까지 기록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 2023.03.31 06:33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일본에서 환수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가 공개되고 있다. 이번에 환수된 '대동여지도'는 국내에서 최초 확인된 '동여도'의 주기 내용이 필사된 '대동여지도' 판본이다. 총 23첩(목록 1첩, 지도 22첩)으로 구성되어 있다. 2023.03.30. bluesoda@newsis.com
국내에 공개된 적 없던 새로운 형식의 '대동여지도'가 일본에서 돌아왔다. 이번에 환수된 지도는 1864년에 제직된 대동여지도 목판본에 동여도의 각종 지리정보를 손 글씨로 추가한 것이다. 특히 알려진 대동여지도와는 구성이나 내용이 다른 사례여서 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다만 이 지도상에 적힌 필체는 김정호의 것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설명회를 열고 "목록 1첩(帖·묶어 놓은 책), 지도 22첩 등 총 23첩으로 구성된 '대동여지도'를 일본에서 환수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환수된 '대동여지도'는 '동여도' 내용이 함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지도들보다 가치가 더 커 '보물'급 이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동여지도'는 김정호가 조선 철종대인 1861년에 처음 제작·간행하고, 1864년에 다시 찍어낸 22첩의 병풍식 전국 지도첩이다. 우리나라를 남북으로 120리 간격으로 구분해 22층을 만들고, 각 층을 병풍식으로 접을 수 있는 첩으로 만든 것이다. '대동여지도'는 이전의 필사본 지도와 달리 목판본으로 제작함으로써 지리 정보가 사회적으로 더 쉽게 보급, 확산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번에 일본에서 구입을 통해 환수한 지도는 1864년 제작된 대동여지도(갑자본) 목판본(木板本)에 필사한 동여도가 합쳐졌고, 구성도 22첩이 아니라 23첩 동여도를 따랐다. 동여도는 1860년께 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필사본(筆寫本) 지도로 교통로와 군사시설 등 지리 정보가 풍부하고 지명도 1만8000여 개로 대동여지도(1만1000여 개)보다 많다.

예를들어 백두산 일대가 묘사된 제2첩의 경우 '대동여지도' 판본에는 없는 '백두산정계비'와 군사시설 간 거리가 적혀 다. 백두산정계비는 1712년 백두산에 세워진 조선과 청나라 국경선을 표시한 비석이다.

울릉도 일대가 묘사된 제14첩에는 '대동여지도'에는 없는 울릉도행 배의 출발지도 기록돼 있다.


세부 구성도 국내에서 확인된 '대동여지도'와 다르다. '대동여지도'에는 빈 곳에 제작 목적, 중요성 등을 적은 지도유설이 1첩에 간인(刊印)되어 있다. 이 환수본에는 빈 곳에 이 지도유설이 필사돼 있다. 그 내용도 '동여도'와 같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일본에서 환수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은 대동여지도 울릉도 부근. 이번에 환수된 '대동여지도'는 국내에서 최초 확인된 '동여도'의 주기 내용이 필사된 '대동여지도' 판본이다. 총 23첩(목록 1첩, 지도 22첩)으로 구성되어 있다. 2023.03.30. bluesoda@newsis.com

대동여지도 판본에는 2면에 인쇄 있던 강원도 삼척부와 울릉도 일대가 1면에 줄여서 배치돼 이는 '동여도' 배치 형식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환수 과정 중 이 유물의 자문에 참여한 김기혁 부산대 명예교수는 이 환수본의 학술적·역사적 가치에 대해 "이 환수본은 '동여도'와 '대동여지도' 갑자본의 층리가 중첩된 판본으로 지도 제작 이후 보급되는 과정에서 변용되는 형태를 보여 준다"며 "이는 지도 보급에서 제작자와 소비자 간의 역할 관계를 추정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삼척부와 울릉도의 배치 차이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붓으로 기록된 이 지리정보는 김정호의 필체가 아니다"며 "'대동여지도' 목판본에 누군가가 붓으로 새로 기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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