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벌써 오십견? 팔 못 움직인 '미친 통증' 알고보니…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 2023.03.30 17:14
어깨질환은 두 발로 서서 걷는 인간에게 숙명과도 같은 질환이다. 고령화와 스포츠·레저 활동의 증가로 어깨질환 환자가 꾸준히 늘면서 지난해에만 249만6232명이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어깨는 360도로 움직이는 만큼 손상당하기도 쉽다. 오십견, 회전근개 파열과 같은 어깨질환의 발병 원인과 특징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30일은 어깨 관절 질환과 치료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대한견·주(어깨·팔꿈치)관절학회가 지정한 '어깨 관절의 날'이다. 올해로 창립 31주년을 맞은 대한견·주관절학회 신상진 회장(이대서울병원 정형외과)은 "어깨 통증을 방치하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에는 만성화해 일상생활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다"며 "다른 질환처럼 어깨도 조기 진단이 중요하며 증상이 지속될 경우 정형외과를 찾아 관절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을 들기조차 어렵다면 '오십견'


어깨가 굳어 팔을 들기조차 어렵고 다른 사람이 일부러 움직이려 해도 꿈쩍하지 못하겠다면 오십견을 의심해야 한다. 의학적인 진단명은 유착성 관절낭염인데 주로 50대가 되면 생긴다고 해서 오십견, 어깨가 얼어있는 것처럼 아프다고 해 동결견이라고도 불린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둘러싼 얇은 막(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수축하고 두꺼워지는 병이다. 오랜 시간 팔을 쓰지 않거나, 반대로 너무 많이 쓰면 발병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십견은 천천히 진행하는 특징이 있다. 처음에는 통증을 참고 팔을 움직일 수 있지만 결국 어느 방향으로도 어깨를 쓸 수 없게 된다. 특히 밤에 통증이 더 심하고 아픈 쪽으로 누워서 자는 것도 힘들 수 있다. 이렇게 수 개월간 통증이 심하다가 또 시간이 지나면 차츰 어깨 관절이 풀리고 통증도 주는데 이때 어깨 가동범위가 덩달아 줄게 된다. 초기에는 핫팩이나 온열 치료, 전기자극 등 물리치료와 관절 가동 범위를 늘리는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어깨 가동범위를 회복할 수 있다. 관절강 내에 주사제를 투여하는 주사 치료도 시행한다. 이런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관절내시경으로 두꺼워진 관절낭을 절제하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응급실 갈 만큼 극심한 통증 '석회성 건염'


석회성 건염은 어깨 힘줄에 석회가 쌓여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건은 힘줄을 뜻하는데, 여기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면서 칼슘 성분이 뭉쳐 돌처럼 굳는 석회화가 진행되다가 결국 석회가 근육과 힘줄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한다.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영상 검사에서 관찰되는 경우도 많다.

석회성 건염은 30대부터 80대까지 발병 연령이 매우 넓다는 점, 밤에 잠을 이룰 수 없고 응급실을 찾아야 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특징이다. 통증이 워낙 심해 팔을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다. 다른 팔로 아픈 팔을 움직이지 않게 잡기도 한다. 석회를 제거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석회가 침착된 부위에 체외충격파를 쏴 압박을 해소하거나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석회를 뽑아낼 수 있다. 치료는 단계별로 진행되며 중간에 통증이나 기능장애가 사라졌다면 수술 등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어깨 질환의 구분. /사진=힘찬병원


특정 각도에서 유독 아프다 '회전근개 파열'


회전근개는 어깨를 움직여주는 4개의 근육을 통칭한다. 퇴행성 변화나 반복적인 충격으로 힘줄이 찢어지거나 끊어진 상태를 회전근개 파열이라고 한다. 보통 파열됐다고 하면 팔을 전혀 못 움직일 것 같지만, 특정 각도에서 통증이 있어도 다른 각도에서는 괜찮은 정도다. 실제 회전근개가 파열돼도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잦아들고 팔을 움직일 때 별다른 문제가 없을 수 있다. 문제는 한번 파열된 부위가 스스로 붙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이다. 대부분 시간이 지날수록 파열의 정도가 커져 근력이 떨어지고 회전근개에 지방변성이 진행된다. 초기 부분파열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 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완전 파열은 수술로 해결해야 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오십견과 혼동하기 쉽다. 오십견은 어깨 통증이 넓게 나타나지만 회전근개 파열일 땐 주로 어깨 특정 부위(위 또는 아래)에 통증이 나타나고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돌릴 때는 통증이 덜하다. 다른 사람이 팔을 억지로 올리려 할 때 오십견은 어렵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가능하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평소 의자에 앉아 양 손잡이를 잡고 어깨를 들어올려 버티는 것을 반복하면 어깨 근육이 강화돼 회전근개 파열을 예방할 수 있다.

도움말=대한견·주(어깨·팔꿈치)관절학회,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권태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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